‘가물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이 있다. 가뭄보다 장마가 걱정이라는 뜻으로, 장마 후 건질 것이 없는 농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표현한 속담이다. 올해 첫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사람들의 마음은 물기를 한껏 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옛날부터 어른들은 비가 올 때면 ‘다리가 저린다’, ‘무릎이 쑤시다’, ‘허리가 아프다’ 등 몸의 각종 관절통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저기압과 높은 습도가 원인이다. 또한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걱정거리는 무척 많다. 대표적으로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고온다습(高溫多濕) 현상으로 빨래가 마르지 않고, 세균이나 곰팡이의 번식이 활발해져 식중독이나 피부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 땀이 잘 마르지 않는 등 체온조절에 이상이 생겨 불면증이 생기고 불쾌지수도 높아진다.

또 비가 내리는 날은 흐리고 저기압이 형성돼 관절 내 압력이 올라가 관절 주변의 신경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통증 부위에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를 따뜻한 물로 가벼운 찜질과 목욕을 하여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비가 와서 밖에 나갈 수 없다면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고 살짝 땀이 날 정도의 운동도 추천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져서 다치는 것을 낙상사고라고 한다. 특히 장마철이 되면 낙상사고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약 13%가 낙상사고로 사망한다고 한다. 노인들의 전체 사망 원인 중에서는 암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낙상사고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에도 불구, 사람들의 방심(放心)으로 높은 사망사고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런 낙상사고는 바깥보다 집안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더 많다.

낙상사고는 침대나 계단을 내려오거나 화장실에서 움직이면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낙상사고는 가벼운 찰과상이나 염좌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손목골절이나 엉덩이골절 또는 척추압박골절을 동반하기도 한다. 게다가 골다공증이 많은 분들은 가볍게 주저앉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쉽게 골절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나 주의해야 한다. 눈길은 위험해서 다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미끄럼으로 인한 낙상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장마철에 습기 많은 곳에서 방심하다가 낙상사고를 당해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실내에서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첫 번째로 집안에서 문지방이나 전깃줄 등 발에 걸릴 만한 요소가 없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화장실은 미끄럼 방지 패드를 깔거나, 사용 후 물기제거, 손잡이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로 카펫 등 바닥에 까는 것은 양면테이프 등으로 잘 고정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네 번째로 조명을 밝게 하고 밤에도 조명을 켜놓는 것이 좋다.

나이가 많을수록 근력이 약하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젊은 사람들에 비해 쉽게 넘어질 수 있다. 노인들은 가벼운 지팡이나 보행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걷기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고 골다공증에 대한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마철에 자주 발생하는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주의하여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럼에도 관절통이나 허리통증이 생기거나 낙상사고를 당했다면 쉽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가까운 전문병원으로 가서 진찰받을 것을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