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침수 예방사업 과정에서 17억원가량의 자재를 사들이면서 특정 업체와 ‘부적정’하게 수의계약한 것으로 전남도 감사 결과 확인됐다.

지난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는 지난달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침수예방 사업’을 한다며 조립식암거불록 17종을 구매하기로 하고, 21억원어치(7종)는 경쟁입찰로 A 업체를 통해 사들였고, 16억8000여만원어치(10종)는 B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 등을 지키지 않고 분할구매와 수의계약을 함으로써 1억30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전남도는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는 17종 모두 일괄 경쟁입찰로 구매했어야 했다”며 “분할구매와 수의계약을 하는 바람에 1억37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도는 “맑은물관리센터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가 사회문제가 되자 해지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했고, 위법한 계약행위가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되어 물의를 일으키는 등 행정기관의 공신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 안팎에서는 분할구매, 수의계약 과정에서 금품 등 불법적인 행위가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는 만큼 검찰과 경찰에 수사의뢰 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수의계약 업체와 담당 공무원들 간 모종의 거래가 의심됐지만 물증을 찾지 못했다”며 “공무원 1명은 경징계, 공무원 2명은 훈계토록 순천시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