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동 광주지검 검사] 디지털 증거법 시대의 개막
2016년 07월 04일(월) 00:00 가가
오늘날 우리는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대부분 업무 및 여가생활을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생활하고 있다. 손편지는 어느새 귀한 선물이 되었고, 지하철이나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쉴 새 없이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며, 사람들은 메신저·이메일·스마트폰을 이용한 대화방식에 더 익숙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수사기관에서도 가장 중요한 증거로 여기는 것이 바로 이메일, 컴퓨터 및 스마트폰 속에 디지털 형태로 저장되는 파일 등 ‘디지털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수사기관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더라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증거가 범죄혐의자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데 핵심증거일 경우에는 형사재판의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복잡한 증거 이야기를 조금 할 필요가 있는데, 수사기관에서 관련자의 진술·이메일 등을 확보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증거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경험적 사실을 경험자 자신이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다른 형태에 의해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전문(傳聞)증거’의 경우가 그렇다. 다시 말해 ①경험사실을 들은 타인이, 그 들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경우 ②경험자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서면에 기재하는 경우에는 기억·표현 또는 서술의 과정 중에 잘못이 개입될 여지가 커, 피고인이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동의할 경우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증거들이 모두 증거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추는 경우 증거로서 인정될 수 있다.
형사재판 중 검사가 컴퓨터·USB에 저장된 파일·이메일을 증거로 제출해도 피고인이 이 디지털증거들을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부동의하면, 검사는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파일 작성자를 법정에 불러 파일들을 작성한 사실이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이때, 파일 작성자가 법정에서 “그것들은 내가 작성한 파일이 아닙니다”라고 하거나 답변을 거부해버리면 이전 형사소송법에 의할 때 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파일 작성자의 말 한마디로 증거능력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파일의 작성자는 왜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이메일계정·스마트폰임에도 자신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걸까? 그건 대부분 파일 작성자가 범죄혐의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를 인정할 경우 이로 인해 범죄혐의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로 문서를 작성하던 시절에는 문서의 작성명의자가 아닌 사람도 누구나 타인의 명의를 손쉽게 도용하여 동일 내용의 서류를 만들 수 있었기에 법정에서 문서의 작성자에게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컸다.
하지만 디지털 증거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특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을 통해 본인인증이 완료된 상태에서 많은 파일들을 생성해 내기 때문에 각 파일에 작성명의자가 입력되어 있지 않아도 누가 그 파일들을 작성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음에도, 이전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기술발전에 따른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해 범죄혐의자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허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월29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파일의 작성자가 법정에 나와 자신이 파일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더라도 디지털포렌식(디지털증거를 수집해 분석하는 구체적인 기술 내지 일련의 절차) 등의 객관적 방법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파일이나 이메일 등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디지털 증거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파일작성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①디지털 증거가 보관된 저장매체(하드디스크·USB·스마트폰)의 소유·관리·사용관계 ②디지털 증거의 작성 일시·장소에 작성자가 있었다는 사실 ③디지털 증거의 작성 전후에 그 작성에 사용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작성자가 이용한 사실 등을 입증하면 디지털 증거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종이 증거법이 개정되고 진정한 디지털 증거 세상이 도래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정의가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여기서 복잡한 증거 이야기를 조금 할 필요가 있는데, 수사기관에서 관련자의 진술·이메일 등을 확보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증거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경험적 사실을 경험자 자신이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다른 형태에 의해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전문(傳聞)증거’의 경우가 그렇다. 다시 말해 ①경험사실을 들은 타인이, 그 들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경우 ②경험자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서면에 기재하는 경우에는 기억·표현 또는 서술의 과정 중에 잘못이 개입될 여지가 커, 피고인이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동의할 경우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파일의 작성자는 왜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이메일계정·스마트폰임에도 자신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걸까? 그건 대부분 파일 작성자가 범죄혐의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를 인정할 경우 이로 인해 범죄혐의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로 문서를 작성하던 시절에는 문서의 작성명의자가 아닌 사람도 누구나 타인의 명의를 손쉽게 도용하여 동일 내용의 서류를 만들 수 있었기에 법정에서 문서의 작성자에게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컸다.
하지만 디지털 증거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특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을 통해 본인인증이 완료된 상태에서 많은 파일들을 생성해 내기 때문에 각 파일에 작성명의자가 입력되어 있지 않아도 누가 그 파일들을 작성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음에도, 이전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기술발전에 따른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해 범죄혐의자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허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월29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파일의 작성자가 법정에 나와 자신이 파일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더라도 디지털포렌식(디지털증거를 수집해 분석하는 구체적인 기술 내지 일련의 절차) 등의 객관적 방법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파일이나 이메일 등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디지털 증거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파일작성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①디지털 증거가 보관된 저장매체(하드디스크·USB·스마트폰)의 소유·관리·사용관계 ②디지털 증거의 작성 일시·장소에 작성자가 있었다는 사실 ③디지털 증거의 작성 전후에 그 작성에 사용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작성자가 이용한 사실 등을 입증하면 디지털 증거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종이 증거법이 개정되고 진정한 디지털 증거 세상이 도래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정의가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