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소록도 한센인을 돌봤던 마리안느(Marianne Stor·82) 수녀가 한국방문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고흥 군민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 1일 고흥군에 따르면 마리안느 수녀는 최근 박병종 고흥 군수에게 A4지 1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사랑으로 포옹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리안느 수녀는 “감동적인 만남으로 사랑을 받고, 좋은 말씀과 아름다운 대화가 기억에 생생하다”며 “4주를 계획했었던 저는 57일을 보냈으면서도 다 못한 일들이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매일 기쁘고 충만된 일상에서 하루하루는 축복이었으며, 흘러넘치는 선물도 많이 받았다”며 “여러 분야에서 매일 매일 동행해 주셨던 소록도 가족들께도 고마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센인을 함께 돌봤던 마가렛(Margareth Pissarek) 수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마리안느 수녀는 “한국에서 마가렛의 동행을 느꼈다”며 “마가렛이 소록도를 방문해 발전된 소록도와 향상된 환자들의 생활도 직접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할매 수녀’로 불리던 마리안느, 마가렛 수녀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소록도에 들어와 한센인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2005년 편지 한장 만을 남기고 홀연히 고국으로 떠났다.

마리안느 수녀는 지난 5월 소록도 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다시 소록도를 찾았지만 몸이 아픈 마카렛 수녀는 소록도를 방문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