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후텁지근한 여름이다. 바야흐로 여름휴가 시즌이어서 해수욕장들도 속속 개장하고 있다. 올해는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양쪽 부모님이나 가족들과 함께 캠핑장이나 해수욕장을 가려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는 친구들이나 가족 단위로 직장 동료들과 휴가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 휴가가 마냥 편치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환자들이다. 휴가로 모처럼 만나게 되는 친구, 동료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음주라도 조금하면 더욱 심해지는 코골이 탓에 고민이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당사자가 여성이라면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으로 더욱 신경 쓰이게 마련일 것이다. 남성들은 탱크가 지나가는 것보다 더 크게 코골이를 해도 그런가 보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귀여운 코골이 마저 눈치거리와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다.

필자도 열열한 팬인 한 여배우가 방송국의 예능프로그램 중에 코를 곯아 화제 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남자들은 당당한데 왜 여성만 수치심을 느껴야 하고, 놀림거리가 되는 것일까?

지난 주말에 여성 두 명이 코골이 때문에 한의원을 찾아왔다. 한 여성은 최근 입사한 직장의 워크숍에서 자신도 느끼지 못했던 코골이로 인해 동료에게 민폐를 끼쳤다며, 마치 죄인이나 된 것처럼 병원을 방문했다. 또 나머지 여성은 “결혼 준비로 피곤해서 인지 코골이가 더욱 심해졌다면서 결혼 전까지는 반드시 치료를 해달라”고 간절히 당부했다.

코골이는 병이며 몸이 소리치는 아우성이다. 여성의 코골이 환자 수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주로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늘어난다. 이러한 수면호흡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기전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폐경에 의한 여성호르몬과 황체호로몬의 감소를 들 수 있다.

특히 황체호르몬은 휴식시 환기량을 증가시켜 저산소성 환기반응을 높이고, 상기도 폐쇄를 줄이며, 혀뿌리의 근긴장도를 증가시키는 등의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호흡을 자극하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에는 예방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폐경기 여성호르몬의 변화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 더욱이 갈수록 늘어나는 여성비만은 코골이와 수면호흡장애의 주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체중의 증가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비례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또한 여성의 경우 턱관절의 구조로 인한 경우도 많은데 흔히 우리들이 무턱이라고 말하는 즉, 유난히 작거나 좁은 턱의 경우에 기도가 좁아지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기도 한데, 선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미용을 위해 양악수술이나 치아교정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만성적 비염과 축농증 등의 코질환, 아데노이드와 편도의 비대도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의 수면호흡장애는 한의학적으로는 태음인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가족체질적으로 어머니가 코골이가 있다면 본인도 의심을 해보아야 한다.

코골이 정도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여성 중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기도의 크기와 편도의 크기를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먼저 기도의 크기를 확인해보는 방법으로, 입을 크게 벌려 아∼소리를 내면서 살펴보면 되는 데, 기도의 좁은 정도가 일반인에 비해 절반 정도라면 반드시 코골이나 심하면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편도의 크기를 관찰해보는 방법이다. 평소 편도가 몸이 피곤하거나 감기기가 있으면 잘 붓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입을 벌려도 편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만일 편도가 입을 벌렸을 때 확연히 보인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가 잠잘 때 입을 벌린 채 호흡하고, 숨소리도 거칠다면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