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다보면 마치 실타래가 엉키듯이 인생살이가 아주 복잡하게 꼬일 때가 있다. 이렇게 하면 저게 문제가 되고, 저렇게 하면 이게 문제가 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몸은 편해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사람이 있고,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편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몸도 마음도 모두 편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세상을 살면서 몸과 마음이 다 편할 수는 없는 것일까? 왜 살면서 몸과 마음이 편하지 못할까? 이것이 ‘삶의 화두’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기 삶이 엉망이 되었다면서 늘 다른 사람을 원망한다. 그러나 지금의 처지는 모두 자기가 만든 것이지 누가 만들어준 것은 아니다. 매 순간마다 내가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하는 것이 낫겠다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해 온 결과이다. 한 예로,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할까 말까 조건을 저울질하다가 선택의 순간에 결국은 결혼하는 쪽으로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순간순간 가장 유리한 판단을 한 것이 쌓여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불교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있는 모든 만물은 끊임없이 변해간다는 뜻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나고(生). 늙고(老), 병들고(病), 죽어(死)간다. 그러나 무상이란 상태가 늘 나쁘게 변화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좋게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것도 뜻한다. 무상하기 때문에 슬픔이 기쁨으로, 실패가 성공으로, 음지가 양지로, 불행이 행복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모든 현상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한 순간의 정지나 항상 함이 없이 조건이나 인연에 의해서 생멸(生滅)한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 또한 살면서 길흉화복도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인생지사(人生之事) 새옹지마(塞翁之馬)’ 라는 사자성어는 무상함을 잘 표현하는 이야기이다. 옛날 중국의 북방 국경 가까이에 점을 치는 새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말이 아무 이유도 없이 도망을 쳐 국경을 넘어 오랑캐 나라로 가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안됐다고 찾아와 동정하며 위로하자, 그는 “이것이 복이 될 줄 어찌 알겠소” 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것이었다. 몇 달이 지나 도망갔던 말이 다른 말 한 마리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그러자 사람들은 횡재했다고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어찌 화가 되라는 법이 없겠소” 라며 조금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런데 말 타기를 좋아하던 그 집 아들이 데리고 온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다 그만 떨어져 다리를 다치고 말았다. 사람들은 또 몰려와 안타까워하며 인사를 했다. 그러자 새옹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것이 복이 될 줄 아오?” 하는 것이었다. 그 후 일 년이 지나 오랑캐들이 국경을 넘어 침략해왔다. 장정들은 모두 징집되어 전장으로 나가 싸우게 되었다. 하지만 새옹의 아들은 다리를 다친 이유로 징집을 면하고 가족과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이렇듯 우리들의 삶도 길흉화복이 따로 정해진 게 아니라 항상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형상은 여러 인연의 힘에 의해 한데 얽히어 이루어졌다가 그 인연의 힘이 다하면 각자 흩어지는 것이다. 어느 성인이 말했듯 “굵은 빗방울은 한나절을 넘기지 못하고, 태풍은 오래 계속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들 삶 또한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한 순간인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젊어도 늙은 것은 시간문제이며, 아무리 건강해도 병드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흐르는 세월을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는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근심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출세하기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흉허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짐”이라고 했다.

삶은 어린아이처럼 즐겨야 한다, 삶을 무거운 짐이 아닌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하루를 살면서 한번도 웃지 않는 하루는 잃어버린 시간들이다. 함께 웃는 것은 멋진 일이다. 여럿이서 함께 감동받으며, 울고 웃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도 너무 심각하게 살고 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