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 서광교회 협동목사] ‘종 노릇’하며 삽시다
2016년 08월 12일(금) 00:00 가가
자유(自由·Liberty)와 해방(解放·Liberation)은 같은 맥락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은 ‘자유로운 주인’되기를 원하면서도 ‘섬기는 종’됨을 스스로 인정한다. 15세기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인간의 자유에 관하여’에서 성서의 확인을 선언했다. “인간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주인이며 동시에 아무에게도 종속되지 아니한다. 또한 사람은 모든 것을 섬기는 종이며 누구에게도 종속된다”라고 했다. 이 확신은 자유의 그리스도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사람을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살고 헌신한 삶에서 얻어진 것이다.
올해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주년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됐다. 자유롭게 된 백성들은 제 각기 자유하는 주인이 되었다. 자유를 만끽했다. 그러나 자유는 탈선을 하고 범람하는 홍수가 되어 사회질서를 파괴했다. 자유자는 범죄자가 되고 자유는 스스로 구속을 자처했다. ‘신음하는 자유’는 다시 자유의 자유를 울부짖게 됐다. 자유하는 주인의 불행은 섬기는 종의 윤리적인 차원을 갖지 못한 데서 생긴다.
성경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는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엄히 명하신다.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종노릇하라”고. 사람은 자유가 없으면 못 산다고 한다. 자유는 인간 생존의 기본적 요청이 되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 없이 살 수 없고, 생물이 공기 없이는 못 살 듯이 인간은 자유가 없으면 못산다. 그래서 자유는 인간이 희구하는 최고의 가치임에 틀림없다.
자유는 인간이 생존하고 전 영역에서 요청되는 자각적 생명의 자연, 필연의 발로이다. 인류역사는 정치적, 경제적, 정신적 자유 그리고 신앙과 사상, 언론과 집회의 자유, 생존의 자유를 추구하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인간 본연의 자유를 회복하지 못하면 아무도 참 자유를 얻지 못한다.
희랍인들은 진·선·미를 추구하고 조화된 인격을 완성하므로 개성의 개발이나 욕망의 충족으로 인간은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의 형상을 상실한 인간이 자유의 근본인 신을 떠나서는 생수의 근원에서 끊어진 물줄기처럼 참 자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민주주의의 사회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싸워왔다. 그리고 승리했다. 자유로운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4·19때에도, 빛고을 광주에서는 5·18 봄에도 이미 체득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종의 멍에를 메는 비극을 맞았다. ‘섬기는 종’으로서 자기 자제를 못했던 까닭이라고 하면 빗나간 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주인이 명령하고 주관하며 종은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것은 봉건시대의 법과 정치의 질서였다. 그러나 현대의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는 기본 인권을 옹호하는 정치질서다.
신앙과 사상, 언론과 집회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대헌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유를 너무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즉 국가가 독립하고 민주정치가 창달되면 자연히 국민은 자유를 향유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빈곤을 몰아내고 부국이 되어도, 무력을 갖추어 외침에 대비할 만전이 보장되어도, 권세를 잡고 천하를 활보해도 언론, 집회, 신앙,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도, 그대로 남아 있는 문제, 그것이 인간의 문제, 세계의 문제다. 인간성 문제, 죄악의 문제다.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부자가 되면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이 인간이다. 권력 있는 자나 권력 없는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권력을 쥐면 더욱 부패하며 욕망이 커지고 권력이 우상이 된다. 억압을 받는 자나 억누르는 자가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로는 강자가 되고 자유롭게 되면 더욱 폭군이 되고 방종하는 인간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성이 해방을 위한 항거의 투쟁을 한 것이 문예부흥이나 근세사라고 하겠다.
‘섬기는 종’이 같은 윤리적 차원은 자유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요구된다. 종은 참으며 섬긴다. 그리고 복종한다. 이것은 자유를 누리는 주인의 아름다운 측면이다. 권력자도 참으로 자유로운 권력자가 되려면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정권도 집권하는 자유를 누리려면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백성도 자유로운 주인이 되기 원하면 섬기는 종이 될 줄도 알아야 한다.
요즘 같이 나라 안의 민주화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때도 없다. 투쟁에 앞장섰던 학생들, 이제는 지키며 기다려 주었으면…. 대권을 잡으려는 사람들, 정치인들, 이때를 욕심의 기회로 삼지 말고 ‘서로 종노릇’ 하는 본을 보여 세상에서 자유로운 주인이 되기를.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는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엄히 명하신다.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종노릇하라”고. 사람은 자유가 없으면 못 산다고 한다. 자유는 인간 생존의 기본적 요청이 되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 없이 살 수 없고, 생물이 공기 없이는 못 살 듯이 인간은 자유가 없으면 못산다. 그래서 자유는 인간이 희구하는 최고의 가치임에 틀림없다.
우리 민족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민주주의의 사회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싸워왔다. 그리고 승리했다. 자유로운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4·19때에도, 빛고을 광주에서는 5·18 봄에도 이미 체득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종의 멍에를 메는 비극을 맞았다. ‘섬기는 종’으로서 자기 자제를 못했던 까닭이라고 하면 빗나간 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주인이 명령하고 주관하며 종은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것은 봉건시대의 법과 정치의 질서였다. 그러나 현대의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는 기본 인권을 옹호하는 정치질서다.
신앙과 사상, 언론과 집회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대헌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유를 너무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즉 국가가 독립하고 민주정치가 창달되면 자연히 국민은 자유를 향유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빈곤을 몰아내고 부국이 되어도, 무력을 갖추어 외침에 대비할 만전이 보장되어도, 권세를 잡고 천하를 활보해도 언론, 집회, 신앙,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도, 그대로 남아 있는 문제, 그것이 인간의 문제, 세계의 문제다. 인간성 문제, 죄악의 문제다.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부자가 되면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이 인간이다. 권력 있는 자나 권력 없는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권력을 쥐면 더욱 부패하며 욕망이 커지고 권력이 우상이 된다. 억압을 받는 자나 억누르는 자가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로는 강자가 되고 자유롭게 되면 더욱 폭군이 되고 방종하는 인간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성이 해방을 위한 항거의 투쟁을 한 것이 문예부흥이나 근세사라고 하겠다.
‘섬기는 종’이 같은 윤리적 차원은 자유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요구된다. 종은 참으며 섬긴다. 그리고 복종한다. 이것은 자유를 누리는 주인의 아름다운 측면이다. 권력자도 참으로 자유로운 권력자가 되려면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정권도 집권하는 자유를 누리려면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백성도 자유로운 주인이 되기 원하면 섬기는 종이 될 줄도 알아야 한다.
요즘 같이 나라 안의 민주화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때도 없다. 투쟁에 앞장섰던 학생들, 이제는 지키며 기다려 주었으면…. 대권을 잡으려는 사람들, 정치인들, 이때를 욕심의 기회로 삼지 말고 ‘서로 종노릇’ 하는 본을 보여 세상에서 자유로운 주인이 되기를.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