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 증심사 주지·광주불교연합회장]조건이 많을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것
2016년 09월 09일(금) 00:00 가가
산사에 고요히 앉아 있자면, 바람이 휘이 하고 지나간다. 특히 대나무 사이로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는 듣기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그 대나무가 움직일 때마다 마당에 비친 대나무 그림자도 함께 움직인다.
하지만 아무리 대나무 그림자가 마당과 섬돌을 쓸어내려도 마당 위의 티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림자가 아무리 움직인들 마당이 쓸어질리 있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달빛도 저 맑은 연못 밑바닥까지 환하게 비추어 준다고 하더라도, 물에는 달빛이 뚫고 지나간 자취가 남을 까닭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비록 세상살이에 찌들고 시달려 살아가는 인생이라 할지라도, 본래 우리의 성품은 조금도 흐트러짐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불가(佛家)에서는 ‘참나, 본마음’ 이라고 한다.
옛날에 젊은 청년이 산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스님에게 찾아가 물었다고 한다.
“스님, 저의 마음이 늘 근심, 걱정으로 편안치 않으니 스님께서 편안케 해주십시오.”
스님이 말씀하길, “그 불편한 마음을 여기에 내어 놓아 보아라. 그럼 편안케 해주리라.”
이 얼마나 간단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대화인가! 그 마음이란 것은 실체가 있다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체가 없다면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불안하다고 생각했을 뿐, 실제로 불안한 마음이란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근심과 고통으로 얼룩져왔다고 생각할지언정, 실제로 근심과 고통으로 얼룩진 마음이란 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미래가 늘 불확실하니까. 불안한 마음, 초조한 심정, 혹은 망설이고 설레는 마음, 아니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늘 무엇인가를 열망하고, 갈망하는 마음 등등을 지니고 살아갈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 편안함을 희구하지만, 거기에 조건을 붙이기 때문에 그러한 조건이 충족되기 전에는 결코 마음 편안함을 충족시킬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조건은 다름 아닌, 안정된 직업, 충분한 돈, 화목한 가정, 명예, 건강 등등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러한 것들을 두루 갖추어야만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이러한 것들을 두루 갖추어야 행복을 느낄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이 70여 년 전 부터 미국 남성 724명의 삶을 해마다 추적해 직업과 가정생활, 건강상태를 데이터화했다.
로버트 윌딩거 교수는 그동안 축적한 724명의 인생 데이터를 통해 행복에 관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행복은 부나 명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를 통해 얻어진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들로부터 고립돼 있는 사람은 행복감을 덜 느꼈고, 중년기에는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는 데이터도 나왔다.
반면, 가족, 친구, 공동체의 사회적 연결이 긴밀했던 사람들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는 결과도 있었다. 이렇듯 인간은 모두 완벽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늙고, 병들고, 죽음을 피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대상에게 늙거나, 병들지 않고, 또 죽지 않기를 기도할 것인가? 그래서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오래 사는 것만이 행복하리라고 믿을 것인가?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너무나 다양하다. 찌는 듯한 더위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굳이 돈을 지불하면서 뜨거운 찜질방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각자마다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지로 조건 많은 행복은 충족될 날이 더더욱 희박할 것이다.
우리들은 왜 행복해지는데 그토록 많은 조건을 다는 것일까? 조건이 많을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것이다. 조건이 없을수록 행복은 가까워진다.
어느덧 그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서늘한 기운이 옷깃에 스며드는 계절이 됐다. 마음 한편으로는 기쁘고 들뜨면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민족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점점 효사상이나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희미해져 가는 게 우리 현실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해서 어느 민족보다 조상과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컸다. 추석에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 묘소의 벌초를 정성껏 하는 일들이 모두 자연과 조상에 대한 은혜에 감사하는 일이었고, 다시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다짐을 하는 명절이다.
감사할 줄 알고, 그 은혜에 보답할 줄 알 때 진정한 행복의 씨앗이 싹트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나무 그림자가 마당과 섬돌을 쓸어내려도 마당 위의 티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림자가 아무리 움직인들 마당이 쓸어질리 있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달빛도 저 맑은 연못 밑바닥까지 환하게 비추어 준다고 하더라도, 물에는 달빛이 뚫고 지나간 자취가 남을 까닭이 없을 것이다.
옛날에 젊은 청년이 산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스님에게 찾아가 물었다고 한다.
“스님, 저의 마음이 늘 근심, 걱정으로 편안치 않으니 스님께서 편안케 해주십시오.”
스님이 말씀하길, “그 불편한 마음을 여기에 내어 놓아 보아라. 그럼 편안케 해주리라.”
이 얼마나 간단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대화인가! 그 마음이란 것은 실체가 있다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미래가 늘 불확실하니까. 불안한 마음, 초조한 심정, 혹은 망설이고 설레는 마음, 아니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늘 무엇인가를 열망하고, 갈망하는 마음 등등을 지니고 살아갈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이 70여 년 전 부터 미국 남성 724명의 삶을 해마다 추적해 직업과 가정생활, 건강상태를 데이터화했다.
로버트 윌딩거 교수는 그동안 축적한 724명의 인생 데이터를 통해 행복에 관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행복은 부나 명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를 통해 얻어진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들로부터 고립돼 있는 사람은 행복감을 덜 느꼈고, 중년기에는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는 데이터도 나왔다.
반면, 가족, 친구, 공동체의 사회적 연결이 긴밀했던 사람들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는 결과도 있었다. 이렇듯 인간은 모두 완벽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늙고, 병들고, 죽음을 피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대상에게 늙거나, 병들지 않고, 또 죽지 않기를 기도할 것인가? 그래서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오래 사는 것만이 행복하리라고 믿을 것인가?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너무나 다양하다. 찌는 듯한 더위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굳이 돈을 지불하면서 뜨거운 찜질방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각자마다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지로 조건 많은 행복은 충족될 날이 더더욱 희박할 것이다.
우리들은 왜 행복해지는데 그토록 많은 조건을 다는 것일까? 조건이 많을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것이다. 조건이 없을수록 행복은 가까워진다.
어느덧 그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서늘한 기운이 옷깃에 스며드는 계절이 됐다. 마음 한편으로는 기쁘고 들뜨면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민족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점점 효사상이나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희미해져 가는 게 우리 현실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해서 어느 민족보다 조상과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컸다. 추석에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 묘소의 벌초를 정성껏 하는 일들이 모두 자연과 조상에 대한 은혜에 감사하는 일이었고, 다시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다짐을 하는 명절이다.
감사할 줄 알고, 그 은혜에 보답할 줄 알 때 진정한 행복의 씨앗이 싹트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