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다른 장기와 달리 양쪽에 하나씩 있기 때문에 한쪽이 망가져도 다른 한쪽만으로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신장이 둘 다 망가지는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건강한 신장을 하나 제공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성신부전으로 신장이 망가지면 수분과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해 혈압이 올라가고 부종이 생기며, 결국 투석을 해야만 생명을 유지 할 수 있다.

혈액투석은 투석기(인공 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체내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해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뜻한다. 당뇨병과 신장질환은 초기에는 완만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행되면서 급격히 악화되는 특징이 있고, 한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초기진단이 중요하다.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신장, 췌장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가 10mg/dL 정도, GFR 10mL/min 이하가 되면 신기능이 5∼10% 정도만 남은 상태로 투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췌장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 미리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원칙이듯이, 잔여 신기능이 남아있을 때 투석을 시작하면 환자가 투석치료에 더 잘 견딜 수 있고 합병증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특히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투석시작 6∼8주 전에 동정맥류 장치를 준비해야 하므로 그 이전부터 투석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고칼륨혈증, 폐부종, 호흡곤란, 오심, 구토, 요독증에 의한 심외막염이 있으면 조기에 투석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신장이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더 나은 전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심한 요독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투석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엄격한 수질관리를 통해 공급되는 초순도의 투석용수를 사용해 가장 효과적인 투석치료로 알려진 혈액여과투석법(online-HDF)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유량 혈액투석을 경제적 부담 없이 시행하고 있다. 이 투석법은 고효율, 고유량의 투석막 사용으로 잔여 신기능의 유지, 생존율 향상, 합병증 감소 등 효과적이고 안정적이어서 널리 보급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투석실에서 감염환자를 위한 별도의 지정투석을 하고 있으므로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전염병 위험 역시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석환자에게 동정맥류혈관은 생명선과 같으므로 외과전문의와 협진해 혈관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투석환자나 당뇨환자에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식이요법과 영양상태이다. 기본적으로 혈액투석을 시작하면 열량섭취가 많아야 하고, 이를 위한 간식으로 과일과 사탕, 꿀 등을 권유한다. 그런데 이런 음식은 당뇨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당뇨병이 있는 투석환자는 고기, 생선, 콩, 두부, 달걀, 우유 등이 권장된다.

무조건 적게 먹고 음식을 가리게 되면 영양실조로 더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식이조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밥 그릇과 컵은 작은 것을 사용한다든지, 국물을 마시지 말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 그리고 얼음조각을 입에 넣고 빨아 먹거나 과일을 얼려서 조금씩 녹여 먹는 방법이 추천되고 있다.

투석을 하는 경우 주 2∼3회, 매회 4∼5시간을 투석실에서 보내야 한다. 그래서 쾌적한 환경과 인테리어, 그리고 대기시간 동안 환자나 보호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TV나 책을 볼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휴게실 구비가 중요하다. 또한 사회복지사의 지속적인 조언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평생을 치료해야 하므로 의료진과 환자가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로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 투석환자에게 동정맥류혈관은 생명선과 같으므로 외과전문의와 협진해 혈관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도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