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중 1명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두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고, 오래 지속되면 큰 병을 의심해 반복해서 검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잦은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를 남용해 약물 유발성 두통을 겪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만성두통은 여러 방면에서 삶의 질 저하와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두통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보통 머리나 목 부위 질병의 여부에 따라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통증의 강도는 매우 높은 경우가 많다. 일차성 두통은 편두통, 긴장성 두통 등이 대표적인데 환자를 괴롭히는 만성두통은 이러한 일차성 두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 질환이 있는 이차성 두통은 전문가의 자세한 상담을 통해 대부분 감별해 낼 수 있고, 드물긴 하지만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때에는 CT나 MRI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편두통은 젊은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한쪽에서 시작하고 박동성으로 나타난다. 한번 시작하면 수시간에서 수일까지 지속되고 메스꺼움,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통증의 강도가 높은 편이라 두통 발작 시 일상생활이 힘들고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도 않는다.

긴장성 두통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스트레스, 피로, 과로, 수면부족 등에 의해 자주 발생하고 머리를 둘러싼 근육, 근막에 기능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어 진다. 주로 20∼40세 인구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환자는 일반적으로 압박감, 조이는 듯한 느낌, 띠를 두른 느낌 등을 양측성으로 호소한다. 만성으로 갈수록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이 혼합된 양상도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두통의 원인을 두경부 기혈의 순환이 되지 않는 경우와 기혈이 부족한 경우, 그 외에도 풍, 한, 습, 열사 등과 같은 외부의 영향(바이러스, 기온의 변화 등)과 칠정울결(스트레스)로 인한 경우, 담(소화장애 동반), 어혈(외상후)과 같은 병적 산물로 인한 경우 등으로 분류한다.

보편적으로 초기의 두통은 통증이 극렬하고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경우로 기혈의 순환 정체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화되면 통증이 은은하고 소화장애 등의 전신장애를 같이 호소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침, 뜸, 부항 치료를 이용해 두·경부의 경락을 소통시켜 두통을 치료한다. 치료 효과를 올리기 위해 약침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중 홍화약침이 만성 두통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고, 작약감초탕약침이 응용되기도 한다. 또한 조등산과 같이 긴장성 두통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한약이나 오수유탕과 같이 편두통에 효과가 있는 한약을 투여해 자각증상을 치료한다.

검사를 하거나 자세평가를 통해 경추부의 구조적 문제가 보이는 경우에는 추나를 통해 두·경추부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구조적 문제를 교정하기도 한다.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통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과 상황은 피하고 카페인, 술, 담배, 피임약 등은 절제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진통제 복용을 중단하고, 한의학적 치료를 지속하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두통의 횟수가 감소하고 동반되는 자각증상이 호전된다.

가정에서 만성두통에 응용할 수 있는 간단한 지압법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볼록 튀어나온 뼈와 어깨 끝을 일자로 연결한 선의 중간지점인 ‘견정혈’(어깨), 귀 뒤 튀어나온 뼈와 뒷목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에 있는 ‘풍지혈’ 관자놀이 부근의 ‘태양혈’ 등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듯이 돌리면서 3초∼5초 정도 눌러주는데, 한번에 10회 정도 시행한다. 경혈점을 지압할 때에는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어 아프게 누르지 말고 부드럽게 눌러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