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순천만랜드 사업의 투자유치 실패를 놓고 집행부인 순천시와 순천시의회가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보이면서 지역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31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순천만랜드는 지난해 9월 전라남도와 순천시, 투자업체인 주)썬아이 간에 투자협약서를 맺고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약 10만평 부지에 실내정원과 식물원, 어린이테마파크를 건설하기로 했다.

순천만랜드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갖추지 못했던 시설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체류형 관광자원을 조성하고,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투자유치 철회로 무산됐다.

지난 5월 순천시의회 제202회 임시회에서 허유인 의원의 시정질문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이후 투자유치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순천시의회도 투자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MOU(양해각서)이후 세부 계획이 나오는 MOA(합의각서) 단계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하지 않고, 성급하게 협의 과정(MOU)에서 지나친 의혹을 제기하는 바람에 투자자의 의지를 꺾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시의원들도 “그동안 시의회의 행태에 대해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며 “투자업체와 순천시에 대한 지나친 비난으로 민간투자를 무산시켜 순천의 미래를 발목 잡았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인근 부지에 투자업체의 사업 취지와는 다른 관광사업이 추가로 추진된 점도 투자 철회의 큰 원인으로 꼽힌다.

투자업체인 주)순천만랜드랜은 사업 추진 철회 자료를 내면서 “사업부지 인근에 관광호텔과 워터파크&스파 등 수익형 유원지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더 이상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순천시의 소극적인 투자유치 대응 방식도 입살에 오르고 있다. 순천시는 실제 투자업체와 MOU체결 이후 일부 시의원의 강한 문제 제기에 대해 상호 협조 보완보다는 방어만에 치중한 나머지 투자실패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순천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투자유치 단계에서 지나친 의혹제기로 투자의욕을 꺾어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집행부와 의회간 문제 제기 보다는 소통으로 투자 유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