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기침이란 가래는 나오지 않으면서 나는 기침을 말한다. 기침은 보통 감기 후유증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대략 1∼2주 후에는 가라앉게 되는데, 3주가 넘도록 기침이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들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침은 폐와 기관지에 이물질이 있을 때 이를 제거하려고 하는 방어기능으로 여러 화학물질, 바이러스, 알레르기, 염증 등의 자극으로 발생할 수 있다. 결핵이나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 역류성 식도염, 스트레스, 흡연 등이 그 원인질환으로 밝혀져 있다.

하지만, 검사상 이러한 질환들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른기침을 하는 환자들의 경우 원인별 치료를 하지 못해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기질적 원인을 분류해서 치료하기보다는 환자의 체질과 제반 상태를 파악해 유기적으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원인 불명의 마른기침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마른기침의 원인을 기가 잘 돌지 못하고 폐 속의 진액이 마른 것에 두었다. 폐 속의 진액이 마른 이유는 바로 담음화사(痰飮火邪)라고 지적했는데, 바로 화울증의 원인이고 이 때문에 폐의 진액이 말라 마른기침이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치료법은 폐기를 통하게 한 다음, 음을 보하고 화를 내리는 약을 쓰는 것이다.

증상은 마른기침이지만 밤에만 심해지는 기침을 야수(夜嗽)라고 한다.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며 낮 시간 활동할 동안에는 멀쩡하다가도 누워서 잘 때 기침이 심해지는 것인데, 이것은 위쪽으로 올라오는 열은 없지만 음이 심하게 허해서 발생한다. 음을 보해주는 약재와 기관지 쪽을 눅여주는 약들을 사용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는 마른기침은 기수(氣嗽)라고 하는데, 증상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기침과 유사하다. 목에 매화 씨 같은 것이 걸려 있는 느낌이 들지만 뱉어도 가래가 나오지 않고 지속적으로 마른기침을 하게 되는데,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인 것을 생각하면 일맥상통한다.

찬바람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을 풍수(風嗽)라고 하는데, 이것은 가을 겨울에만 기침이 심한 경우에 속한다. 가을은 건조한 계절이고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폐가 차갑고 건조한 체질인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치료법은 각 증상의 특징을 종합해 원인에 맞게 한약 처방을 하고 침구치료를 하는 것이다. 또한 기침이 아주 심하지 않지만 그 때문에 기력이 더 쇠할 수 있는 노약자나 어린 유아들의 경우 마른기침의 통치방이라 할 수 있는 경옥고를 상시 복용하게 해 만성 기침으로 이행되지 않게 예방을 하고 있다.

마른기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폐와 기관지 건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물이나 꿀차, 캐모마일차, 생강차, 배나 도라지즙 등을 자주 마시면 목의 염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꿀과 생강즙을 졸여 반 수저씩 상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기록돼 있다. 생강을 꿀에 재워 차로 마시는 것으로 간편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감기 후유증으로 마른기침이 발생해 만성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알코올은 기관지를 수축해 천식이나 기침 등을 악화시키므로 자제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은 그 자체로도 환자들을 고통받게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전반적인 체력저하와 면역력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뜩이나 질병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인데 기침을 하면 체력이 더욱 저하돼 회복이 늦어지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른기침이 지나치게 오래 갈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하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염증이나 천식, 바이러스 감염 등의 문제가 발견되면 그 원인을 제거해주면 되고, 원인 제거 후에도 기침이 남아 괴롭힌다면 그때는 기초체력을 끌어올려줄 보완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질 좋은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당연히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