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알뜰폰으로 인한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가계통신비 인하에 공헌하고 있는 알뜰폰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지원이 뒤따라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8일 (사)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알뜰폰 가입자의 가계통신비 절감액은 9818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알뜰폰 가입자가 약 13만명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연간 절감액은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절감액은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업체의 평균 통신비 차이로, 알뜰폰 가입자 수에 통신 3사와 알뜰폰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차이를 곱해 산출했다.

협회가 추정한 가계통신비 절감액은 2011년 638억원에서 ▲2012년 1301억원 ▲2013년 3314억원 ▲2014년 6382억원 ▲2015년 839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누적 절감액은 2조 9848억원이다.

실제, 녹소연이 지난 1월 이동통신 3사의 음성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중 1GB대 데이터 제공 요금제(1GB∼1.3GB)와 2GB대 데이터 제공 요금제(2GB∼2.3GB)를 신규 출시된 알뜰폰 요금제와 비교한 결과 같은 조건에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이 평균적으로 약 26%에서 최대 43% 비싼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도입된 알뜰폰 제도는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로, 기존 통신사와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2년 말 127만명에서 ▲2013년 248만명 ▲2014년 458만명 ▲2015년 592만명으로 늘었다. 올해 1월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11.4%인 690만명을 기록했다.

알뜰폰 확산에 따른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상당수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아직까지 가계통신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소연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진행한 ‘실질적 가계통신비 인하방안 모색을 위한 소비자인식 조사’에서 소비자 75.3%가 ‘가계통신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등으로 인해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경쟁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지원금 등은 감소하면서 체감하는 통신비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알뜰폰 활성화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등이 경쟁활성화 정책을 펼쳐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녹소연 관계자는 “소비자 인식조사에서도 55.3%의 소비자들이 ‘단통법 개정 또는 폐지, 제4이통사업자 선정 등 경쟁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가계통신비 인하에 공헌한 알뜰폰사업자에 대한 전파사용료의 안정적 면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