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던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시리즈 출시로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 실패에 따른 사전개통 약속 일부가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 불편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갤럭시S8 시리즈의 예약판매가 5일 만에 62만대를 돌파했다.

예약판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갤노트7 40만대 기록을 훌쩍 뛰어남은 수치로, 오는 18일 한 번에 풀리는 물량이 무려 100만 대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보다 뜨거운 시장반응에 일부 제품은 재고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갤럭시S8+ 128GB 모델의 경우 예약판매 수량 15만여대가 넘어서면서 준비했던 재고가 한계에 도달했다. 가격 115만5000원의 최고급 갤럭시S8+(128GB·메모리6GB) 구매자에게만 주는 사은품 ‘덱스’ 때문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1일 이후 예약구매자부터 오는 24일까지였던 개통기간을 5월 말까지 연장해 차례로 기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개통기간을 연장했어도 예약판매는 예정대로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 예약판매 구매자에게 정식 출시일 4일 전인 18일부터 기기를 개통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S8 시리즈를 이달 7∼17일 예약 구매한 후 18∼24일 개통하는 조건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등 사은품을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예약판매 기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아 일부 모델 물량이 소진되면서 삼성전자가 예약 구매자에 대한 사전개통 약속을 모두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S8 시리즈 예약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상당수 예약 구매자는 정식 출시일인 오는 21일 이후에도 기기를 배송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은품이 제공되는 예약구매자의 개통시한을 한 달 이상 연장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갤노트7 예약판매 당시와 똑같은 상황이다.

당시 갤노트7 블루코랄 색상에 예약판매가 몰리자 개통기간을 수차례 연장하며 애초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출시일을 지나도 기기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광주지역 이동통신업계 이모(31)씨는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갤노트7 예약판매 당시와 똑같은 소비자들의 불편이 재발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위해서도 매번 같은 문제가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기웅기자 pboxe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