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절감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본료 폐지에 대해서 통신업계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반면, 소비자들은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공약으로 통신 기본료 폐지 등을 담은 ‘8대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을 내놓았다.

‘8대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 골자는 ▲기본료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도입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통신비 인하 유도 ▲데이터 요금 체계 전환 ▲공공와이파이 설치 ▲취약계층을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 등이다.

가장 파격적인 정책은 통신 기본료 폐지다. 통신 기본료는 이동통신사가 통신망과 통신설비를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명목으로, 가입자는 매달 1만1000원씩을 납부하고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의 입장은 통신망과 관련 설비투자는 이미 끝난 상태로, 기본료를 폐지해 사회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통신망과 설비 등 유지보수는 물론, 5G 설비투자 등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이통서비스 가입자 6000만명 중 1인당 통신요금에서 매달 1만1000원을 제외할 경우 한 달 6600억원이다. 연간 7조 92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잃는 셈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신사업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기에 한동안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 대통령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개정해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단말기 지원금 중 제조사가 지원하는 금액과 통신사가 지원하는 금액을 별도로 표기해 가격의 거품을 빼겠다는 의미다.

지원금 상한제도는 올해 10월 일몰 예정인데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그만큼 단통법 개정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통신비 인하방법을 포함해 기업이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 통신비 인하성과와 계획항목 등을 포함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취약계층을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도 도입하고, 공공시설에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중·일 세 나라 간 로밍요금 폐지도 추진한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한·중·일 간 로밍요금제를 폐지할 경우 3국 어디에서나 국내에서 사용하듯 부담없는 가격에 전화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각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니만큼 꽤 많은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공약들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부담과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이면서 일부 공약에 대한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