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를 옮겨가는 ‘번호이동’이 오는 4일부터 4일간 전면 중단된다. 휴대전화 교체를 앞두고 ‘번호이동’을 고려하고 있었다면 유의해야겠다.

지난 3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오는 3일 오후 8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번호이동 전산 작업을 중단한다. 번호이동 전산 마감이 오후 8시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4일부터 4일간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이 불가능하다.

KT가 전산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은 2009년 KTF와 합병 이후 8년 만이다. 과거 개발된 전산시스템이 현재까지 일부 영업현장에서 사용되고 있고, 유무선 시스템이 따로 운영되는 탓에 문제점이 많아 개편작업을 진행한다는 게 KT의 입장이다.

이 기간 KT가 전산시스템 개편에 나서면서 SKT와 LGU+ 등 나머지 이동통신사들도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번호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이 중단되는 것은 지난달 12∼14일 SKT가 전산시스템을 개편한 이후 약 3주 만이다. 이때도 3사의 번호이동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전산시스템 개편에 따라 KT고객은 이 기간 온·오프라인 유통점에서 유·무선 전화의 번호이동 외에 신규가입, 기기변경, 요금납부, 각종 서비스 해지 및 변경 업무를 이용할 수 없다. 다만 분실과 A/S 접수, 서비스 일시 정지 및 복구 신청은 114 고객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SKT와 LGU+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번호이동을 제외한 신규가입과 기기변경 등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번호이동이 재개될 경우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집단상가와 SNS 등에서 업체간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고객 뺏어오기 전쟁’이다.

SKT 전산시스템 개편이 끝난 뒤 번호이동이 재개된 지난달 15일에도 밀려있던 개통 물량이 몰리면서 ‘번호이동’이 2만6528건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2만4000건을 밑돌면서 시장이 과열됐었다. 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5월 업무일 하루 평균기준 1만6000건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 과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5일부터 이통사 유통점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방통이는 오는 8월까지 휴대전화 집단상가와 SNS 등을 중심으로 고액의 보조금을 살포하는 단통법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웅기자 pboxe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