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정말 무섭다.

14일 웹 호스팅 업체 ‘인터넷나야나’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50분께 ‘인터넷나야나’의 홈페이지 일부가 랜섬웨어에 감염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사고조사팀 등 관련 기관들이 즉각 조사와 복구 등 대응에 나섰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랜섬웨어는 기존과 다른 공격양상을 보였다. 불특정 다수를 감염시킨 ‘워너크라이’와 달리 특정 타깃을 정해 코드를 심는 방식이다.

‘인터넷나야나’의 경우 국내 기업, 대학, 단체, 언론사 등의 웹사이트와 서버를 관리하는 업체로, 현재 이 업체의 리눅스 서버 300여대 중 153대가 에레버스(Erebus) 랜섬웨어에 해킹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서운 것은 해킹을 당한 서버와 연결된 웹사이트들까지 줄줄이 감염됐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된 사이트만 3400여개 상당에 이른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와 국회의원 심상정 홈페이지 등 각종 기관과의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영세한 인터넷쇼핑몰들도 거래가 중단돼 피해를 입고 있다.

‘인터넷나야나’도 고객들의 데이터 복구를 위해 파산까지 불사한 상태다.

황칠홍 인터넷나야나 대표는 14일 공지를 통해 “해커와 1차 협상에 나서 암호해제 비용을 18억원까지 낮췄으나 현재 확보할 수 있는 개인의 현금 자산은 4억원 뿐”이라며 “법인지분 매각도 알아봤으나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8억원까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대표가 융통할 수 있는 자산 4억원과 법인지분매각 금액 8억원 등 총 12억원으로 해커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해커는 50억원 상당을 요구했으나 현재 18억원으로 조정한 상태였다.

하지만, 협상에 실패해도 데이터를 복구하지 못하게 되면 고객들과의 소송에 휘말릴 여지도 다분한데다, 해커에게 돈을 건네도 파일의 암호를 해제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보안업체 안랩에 따르면 랜섬웨어 제작자인 해커에게 돈을 지불해도 파일 복구에 필요한 열쇠(key)를 반드시 제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돈을 받은 공격자가 열쇠를 보내주지 않을 경우 암호화된 파일을 복구할 수 없으며, 합법적인 정상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 또는 보상받을 수도 없다는 게 안랩측의 설명이다.

안랩 관계자는 “한번 돈을 지불한 피해자는 공격자에게 손쉬운 타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공격자가 돈을 받고 일단 암호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더라도 이후 또 다른 범죄 행위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렌섬웨어는?

컴퓨터 데이터를 인질로 삼고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프로그램을 말한다.

해커는 사용자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후 피해자에게 해독용 열쇠 프로그램을 전송해준다며 인터넷 가상화폐 ‘비트코인’ 등 금품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