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여름은 ‘컬러풀’하다. 갈대숲은 초록빛으로 가득하고 국가정원엔 온갖 종류의 꽃들이 파스텔톤 매력으로 시선을 잡는다. 밤에도 화려한 조명이 켜진다. 화려함에 끌린다면 올 여름, 순천이 제격이다.

◇아직 안가봤니, 순천만정원?=순천만국가정원은 한국관광공사와 SKT가 공동으로 광역지자체별 ‘국민이 선호하는 여름철(7월∼8월) 관광지’에 이름을 올린 전남 대표 관광지다.

여름철, 정원은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짙은 녹음과 파릇파릇한 초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녹색만 있는 건 아니다. 분명한 색깔로 시선을 끄는 꽃들이 널렸다. 장미꽃 향기는 여름 무더위에도 시들지 않고 코끝을 자극한다. 국가정원 내 호수정원은 물빛을 머금은 푸르름으로 청량감을 안긴다.

밤에도 ‘물빛축제’가 열려 은근한 조명을 따라 거닐만하다. 대표적 힐링명소를 찾은 방문객만 300만명에 이른다.

◇걸어봤니, 순천만?=여름철 순천만을 거닐어본 적 있는가. 온통 초록빛이다. 초록빛 바다 한 가운데 서있는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무진교 다리는 초록빛 바다로 이어진다. 초록 물결이 발을 간지럽히는 다리를 내려가 한 발씩 내딛으면 푸른 갈대가 밀려들며 온 몸을 감싼다.

김승옥은 ‘무진기행’에서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고 썼다.

온통 푸른빛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건 고물고물 움직이는 생명체. 칠게, 농게, 짱뚱어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기에는 제격인 곳이다. 용산전망대는 순천만 일몰, S라인을 그리며 도는 습지를 온전히 볼 수 있는 포인트다.

◇보는 재미도 쏠쏠=순천 드라마촬영장은 국내 최대 규모 드라마·영화 촬영장이다. 1960년∼1980년대 판자촌과 골목으로 꾸며졌다. 촬영장은 순천읍내 풍경과 서울변두리, 언덕에 자리한 봉천동 달동네 세트장을 접할 수 있다. 어른들에겐 그 시절의 향수를, 청소년들에게는 말로만 듣던 당시 사람살이를 짐작할 수 있는 소품들이 적지 않다. 교복을 빌려입고 골목을 돌아다니며 셀카를 찍는 것은 필수다. 달고나 등 추억의 과자를 SNS에 올리는 것도 해볼만하다.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9월 2일까지 개장 시간을 오후 8시로 늦췄다.

이외 낙안읍성, 송광사, 선암사, 철도문화마을, 기독교역사박물관 등은 외지인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꼭 둘러봐야할 순천 ‘명소’라는 게 토박이들 귀뜸이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