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도시를 걸으며 천년 순천의 역사를 즐길 수 있는 ‘달빛야행(夜行)’ 이 열린다. 8가지 테마로 순천 문화자원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다. ‘순천문화재 달빛야행’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순천향교와 문화의거리, 옥천변 일대에서 펼쳐진다.



‘… 달빛야행’은 지역 내 문화유산과 주변 문화콘텐츠를 하나로 묶어 밤을 테마로 특화한 문화체험 행사로, 지난해 2만6000여명의 관광객이 순천 문화재를 둘러보며 ‘여름밤 산책’에 나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순천의 문화재와 함께 밤을 세기다’를 주제로, 8개 테마에 맞춰 치러진다.

원도심 재생지역인 남문교∼옥천서원간 옥천변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연자루(남문) 복원의 의미를 담은 행사와 지역공방, 창작예술촌 등의 참여를 늘려 차별화를 꾀했다는 게 순천시 설명이다.

8가지 색깔있는 밤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야행’의 매력이다.

구체적으로 ▲야경(夜景), 14개 문화재 및 문화시설 야간관람 프로그램 ▲야로(夜路), 밤에 걷는 문화재거리

▲야사(夜史), 밤에 듣는 순천 문화재 이야기 ▲야설(夜說), 순천향교, 옥천서원에서 즐기는 감성공연 ▲야식(夜食), 밤에 즐기는 순천 주전부리 ▲야숙(野宿), 순천에서 즐기는 하룻밤 ▲야화(夜畵), 그림으로 보는 순천이야기 ▲야시(夜市), 옥천서원에 펼쳐지는 순천부읍성 장터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각 테마별 세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야경’(夜景) 프로그램에 따라 13개 문화유적시설을 밤 10시까지 개방, 야간에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했고 ‘순천 문화재 보물찾기’(역사스탬프투어) 프로그램은 지역 곳곳을 돌며 문화재를 접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기념품도 제공된다.

‘야로’(夜路)는 옥천변을 활용한 ‘밤거리 산책’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옥천교∼향동주민센터 입구 정자 구간에 부유등을 150개 이상 띄우고 옥천변 일대 LED 장미 2000송이를 피우는가 하면, 대형 LED 애드벌룬 40개를 설치해 이야깃 거리가 있는 산책로로 만들어놓았다.

‘야사’(夜史)는 역사·근대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 순천부읍성 남문터 복원과정에서 발견된 지하통로를 활용한 ‘문화재 시간여행’, 전남도 문화재자료 7호로 지정된 장명석등을 활용한 휴대용 석등모형 등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호패와 전통책을 만들고 옷감짜기 체험, 대장간 타각 체험 등도 경험할 수 있다.

‘야설’(夜說)은 공연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챙겨볼만하다. 순천향교인 명륜당 공터를 활용한 퓨전음악회와 순천기독교역사박물관에서 진행하는 8월의 클래식공연이 펼쳐지고 한옥글방에서는 한옥음악회가 열린다.

옥천서원에서는 호남사림 원류인 김굉필의 내용을 마당극으로 구성한 ‘호남사림의 원류 김굉필을 만나다’를 관람할 수 있고 옥천변에서는 달빛 프린지 공연이 진행된다. 순천에 처음 여학교가 개설되는 등 가장 개방적 동네로 알려진 매산등 일대에서는 돌발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야시’(夜市)는 연자루와 문화의 거리 일대에 조성된다. 순천부읍성에 있던 저잣거리를 재현해 특산물, 아랫시, 웃장 상품이 판매되고 문화의 거리에는 아트마켓이 열린다.

순천시 관계자는 “낮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순천과 순천의 문화재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관광테마로 발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