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도심이 꿈틀거리고 있다. 순천시가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듯 도시 재생의 숨을 불어넣으면서다. 옛 도심은 상처가 아물 듯 조금씩 옛 모습을 회복하면서 천천히 새로운 의미를 더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 재생은 고유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동네 본모습을 유지하면서 거주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 순천은 ‘자연의 씨줄과 문화의 낱줄로 엮어내는 천가지’라는 비전에 따라 도시 재생 사업을 진행중이다.

◇2018년, 새로운 순천부(府) 읍성으로=순천이 공을 들이고 있는 ‘순천부읍성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사업’은 도시 재생 사업의 핵심이다.

내년까지 250억원을 들여 1만 983㎡ 부지를 옛 모습을 간직하면서 새 의미가 더해진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순천부읍성과 원도심의 역사성을 살리고 창조관광센터와 광장, 정원 등을 조성하는 등 옛날을 간직한 도시에 새 ‘옷’을 입히겠다는 게 순천시 계획이다.

창조관광센터에는 사료관, 전시·교육시설을 마련하고 썬큰광장을 조성, 사람들이 몰려드는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창조관광센터를 중심으로 연결통로를 통해 인근 옥천과 문화의 거리, 창작예술촌, 지하상가, 중앙시장, 구 승주군청과 연계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순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순천부읍성은 순천시 매곡·중앙·영동 등을 아우르는 조선시대 순천부 읍성으로, 둘레 1025m, 높이 3.6m로 남문, 동분, 북문, 서문 등 4개의 문을 뒀다. 성안에는 동헌, 객사, 망경루, 관풍루, 세병헌, 공북당 등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때 해체됐다.

◇읍성따라 문화·역사를 느끼자=순천부읍성 상징화 사업도 옛 모습의 숨결을 새 도시에 담아내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당장, 순천 역사 변천 과정을 담아 금곡사거리∼매산뜰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서문터 정원’은 오는 10월이면 확인할 수 있다.

또 공마당길∼청소년수련관에 이르는 구간에 계곡물이 들어오는 문화의 거리 물길을 조성하고 임청대∼공마당길 구간에는 벽천분수, 전망대를 설치, 달빛거리로 만든다.

금곡동 일대는‘싹 밀고 새로 짓는’ 전면 개발 대신, 동네 본모습을 유지하면서 도로를 넓히거나 주차장·놀이터 같은 공동 시설 등을 만들어 거주 여건을 개선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른바 에코지오 마을로, 유휴지 텃밭을 이웃사촌들간 정원으로 만들고 생태 주차장을 조성하는가 하면, 태양광, 벽면녹화, 빗물저금통 등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외 생활환경이 취약한 향동 청수골의 경우 새뜰마을 사업으로 도로를 넓히고 마실길이 마련된다. 소공원과 텃밭이 만들어지고 빈집을 게스트하우스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1916년 지역 최초 종합병원으로 세워진 구 안력산 격리병동은 원형을 복원하면서 주민들의 건강진단, 치료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활용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부읍성, 청수골 일대가 도시 재생 사업으로 옛 도심의 흔적과 새 도시의 세련됨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되살아나게될 것”이라며 “새로운 지역 관광·문화자원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