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말만 그럴까. 풍성한 수확의 시기, 별 반찬이 따로 없어도 식욕이 불타오른다. 광양시가 입맛 당기는 먹거리를 내세운 행사를 기획, 여행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 자녀 손 잡아끌고 움직여라. 입맛을 부추기는 먹거리가 많다. 짙고 그윽한 가을 향기는 덤이다.

‘가을 전어’는 여름철 충분한 먹이를 먹고 성장, 가을에 가장 맛이 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가을의 진미 전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제 18회 광양전어축제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달빛나루! 망덕포구에서! 가을전어의 향연을 만끽하세요!’를 주제로 열린다. 예로부터 망덕포구에서 잡히는 전어는 살은 통통하고 비린내는 적으며 뼈가 무르고 고소해 돈이 아깝지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57호인 ‘진월 전어잡이 소리’ 시연 장면도 볼 수 있다.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 마로는 광양의 옛 이름으로, 광양으로 유배 온 선비들이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으로 복귀한 뒤에도 이곳에서 먹던 불고기 맛을 못 잊어 이렇게 읊조린 데서 연유했다고 한다.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우고 은은한 향이 육질에 스며들도록 구리 석쇠에 구워 낸 게 광양불고기다. 집마다 다른 양념을 버무린 광양 불고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제16회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빛과 꽃, 맛의 어울임. 숯불구이 愛!’ 라는 주제로 서천에서 열린다.

닭숯불구이·장어숯불구이도 별미다. 백운산 참숯의 향이 스며들게 석쇠 위에 얇게 펼쳐 구워먹는 게 맛의 비결로, 광양만의 특색있는 요리로 맵지도 않아 아이들 입맛에도 맞다.

섬진강과 남해가 합류되는 광양만에서 잡힌다는 ‘아나고’로 불리는 붕장어를 숯불에 구운 장어숯불구이도 지나치기엔 섭섭하다.

1970∼1980년대 광양에서 이른 새벽, 양철통을 머리에 이고 돌아다니며 “재첩국 사이다∼”를 외치던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광양 섬진강재첩도 이 시기가 제철로, 살이 찐다고 안 먹고 지나치기엔 섭섭할 정도로 별미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광양전어와 광양불고기를 비롯해 섬진강재첩, 닭구이, 장어구이 등 가을 입맛을 돋우는 별미를 즐기고 광양 코스모스 꽃길을 산책하면서 가을철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는 숯불구이, 백운산고로쇠, 섬진강재첩, 망덕포구 전어, 기정떡, 매실차, 닭숯불구이, 곶감, 숯불장어구이 등을 반드시 맛봐야할 광양 ‘9미(味)’로 꼽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양=김대수기자 kd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