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가을인가 싶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가을이면 갈대밭이 그립다. 가을빛을 튕겨내며 하얗게 빛나는 억새를 보며 여유롭게 걷고 싶다. 고향집 냄새 가득한 편안함을 느끼고 싶은가. 그렇다면 순천으로 가라. 입맛 돋우는 먹거리는 가을의 추억을 풍성하게 해주는 덤이다.

◇그 유명한 갈대밭=가을 일몰 무렵 순천만은 꼭 한 번 가봐야할 곳이다. 시야 가득 풍성한 가을이 들어온다.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 그 유명한 ‘S’자 곡선 수로, 일몰 풍경은 가을 그 자체다.

자연물로 만나는 나만의 엽서, 흑두루미 모빌, 소망패 만들기, 갈대 스탠드 만들기 등은 여유롭게 순천만을 즐기는 소품이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김승옥 ‘무진기행’ 중)

순천만의 유명한 안개도 놓칠 수는 없다.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새벽 무진 선상투어는 안개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행사다. 생태해설사가 풀어내는 해설로 새벽 산책도 심심하지 않을 듯하다.

갈대밭에서 소원을 빌고 싶다면 순천만천문대를 찾는 게 좋다. 4일부터 6일까지 대보름달 보기 행사가 열린다.

◇옛날엔 이랬지=자녀를 둔 어른들이라면 명절에는 옛 것에 대한 관심과 기억이 각별해지지 않는가. 순천 낙안읍성에는 성, 동한, 초가, 툇마루, 고샅길, 아이들에게 보여줄 ‘옛 것들’들이 있다. 살아 숨쉬는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접할 수 있다.

명절 관광객들을 위해 국악한마당을 열고 제기차기, 투호, 장기, 윷놀이 등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북, 장구, 꽹과리, 소고 등을 연주해 보고 길쌈, 가야금, 전통혼례 체험도 가능하다.

낙안읍성 인근 뿌리깊은나무 박물관도 전통북 만들기(10월 3∼5일), 한복입고 사진찍기(10월 1∼9일) 등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화·드라마 속 그 풍경=순천 드라마촬영장은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청소년들이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오래 전 풍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추억거리가 가득하다. 추석 연휴, 한복을 입었다면 공짜로 둘러볼 수 있다.

옛 교복을 빌려 입고 골목을 활보하며 셀카를 찍거나 옛 시골 장터에서 추억의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추석 연휴기간, 놀거리가 없던 시절에 즐겼던 고무신 날리기나 비사치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소품을 준비해놓았고 다음달 5일에는 고리던지기, 떡메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가을을 풍성하게 하는 ‘식욕 돋는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찬바람이 불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짱뚱어와 염소떡갈비, 따뜻한 국밥, 쫄깃쫄깃한 닭구이는 순천에서 한번씩 맛봐야할 별미다. 아랫장 야시장은 볼거리도 많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