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남학생인 A군은 사춘기가 지났는데도 어린이 같은 목소리가 지속된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A군의 목소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음도의 가성이었으며, 목소리의 강도도 약했다. 이런 경우 원인이 무엇이고, 치료는 꼭 필요한지, 평생 지속할 지 등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사춘기를 겪으면서 성대를 포함하는 목소리를 내는 기관인 후두가 전반적으로 내려가고, 성대 아래 공간이 넓어진다. 이때 후두 앞뒤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성대도 같이 길어진다. 성대 점막의 강도가 세지며, 두께가 굵어져서 남자의 경우에는 1옥타브, 여자의 경우에는 1/3∼1/4 옥타브가 떨어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음도가 변화하게 되는 것을 변성기라고 한다. 주로 남자에게서는 뚜렷하게 나타나며 여자에게도 약하게 나타나게 된다. 변성기 때 신체의 성장과 함께 정상적으로 일어나야 할 음도의 변화가 적절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변성기 발성 장애’라고 한다. 앞선 중3 남학생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변성기 발성 장애가 있는 경우, 사춘기 이전의 가늘고 강도가 약한 저음의 목소리를 낼수 없다. 음이탈이 생겨 이중 음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기능적인 원인과 신체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능적인 원인은 발성법이 잘못되는 경우와 심리적인 경우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와 호르몬의 변화로 성대의 길이가 증가되고, 음도가 낮아지는 것에 적응을 하지 못해 사춘기 이전 고음역의 목소리를 자신도 모르게 계속 내려는 습성을 보이는 사례다. 심리적으로는 변성기에 나타나는 변화를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거나, 성인이 되기보다는 어린이로 남아있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경우가 원인이 된다.

신체적인 원인은 사춘기 이전부터 성대가 위축됐거나 흉터가 있는 사례 등이며,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성대의 발육이 비정상적인 경우도 있다. 또한 남자의 경우 후두 모양이 여성의 후두 모양을 가지고 있거나 어린이 시절부터 청력이 나빠 자신의 목소리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변성기 발성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변성기 발성 장애가 생기면 이비인후과 진찰을 통해 성대를 보는 내시경 검사와 목소리를 평가하는 검사를 받게 된다. 또 사춘기 때 나타나는 2차 성징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적인 질환에 대한 검사와 심리 상담을 받아 성대 이외의 문제에 대한 평가도 받아야 한다.

발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교정하는 음성 치료와 후두 압박술도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후두 압박술은 손가락으로 목울대 주변을 후하방으로 압박하면서 내리는 방법이다.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성대접촉을 증가시켜 저음이 나오도록 도와준다.

후두 압박과 음성 치료를 하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파악해보면 더욱 효과가 좋다. 음성 치료가 효과적이지 못한 경우 성대의 긴장을 감소시키고 성대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갑상성형술이라는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으며, 성대 주변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놓아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도 있다.

변성기에 형성된 발성 습관은 평생을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성기 동안 성대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성대에 나쁜 습관은 자기 전에 간식을 먹는 습관이나 과식, 맵고 자극적인 음식물 섭취, 음주, 흡연 등이 있다.

이 습관들은 잠을 자는 동안 위산 역류를 일으켜서 음식물을 녹일 수 있는 강한 산이 성대와 성대 주변 조직을 화학적 화상을 입히게 만든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서 성대 주변 조직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 좋으며, 입 안의 나쁜 세균들이 인후부로 넘어가지 않도록 이를 잘 닦는 등 구강 위생을 잘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 인상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나 된다고 한다. 목소리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변성기 때 성대를 잘 관리해 성인이 되었을 때 멋있는 목소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