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택지 개발 활성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택지 판매 조건을 완화하고 직원들을 판촉 사원으로 활용, 택지 판매 인센티브로 승진 가산점을 제공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투자자들의 ‘눈길’을 붙들기가 쉽지 않아서다.

◇미분양 택지 판매 총력=18일 광양시에 따르면 와우지구와 광영·의암지구 택지개발과 관련, 택지 분양률 높이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두 택지 개발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자족형 도시 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와우지구(63만6550㎡)의 경우 공동주택용지(2필지·1만5894㎡)가 지난 2015년 이후 2년째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2차례의 분양 공고와 수의계약 절차에도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상태다.

광영·의암지구(54만6161㎡)도 비슷해 지난해부터 공동주택용지(2필지·9만6061㎡) 분양 공고를 2차례 냈지만 매수자가 없는 실정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와우지구 664억, 광영·의암지구 507억 등 1171억원 정도가 묶여있는 셈이다. 분양이 늦어질수록 도시 개발도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섬진강변을 따라 와우지구는 9777명(3620세대), 광영·의암지구는 6839명(2533세대)이 거주하는 도시를 조성하면 3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의 틀을 갖추게 된다는 게 광양시 구상이다.

광양시가 매수자를 소개하는 부동산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분양대금의 0.1∼0.6%) 지급, 택지 분양대금의 70%까지 대출을 알선하는 ‘혜택’ 등을 제시하며 판매에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택지 분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투자 차익도 얻고 승진 가산점도 받고?’=광양시가 올 해 초 부서별로 택지 매각 실적에 따라 최대 2점의 실적 가점을 주는 ‘근무평정제도’ 시행에 들어간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광양시는 이달 말까지 실적을 종합, ▲1필지 또는 매매대금 2억원 미만이면 0.5점 ▲2필지나 매매대금 2억∼5억원 미만이면 1점 ▲3필지나 5억∼10억원 미만을 매각하면 1.5점 ▲4필지 이상이나 매매대금 10억원 이상이면 2점을 근무평정에 반영토록 했다.

도시 개발이 더디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지역 개발에 공무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승진 가산점 제도를 마련했다는 게 광양시 입장이다.

전남개발공사도 한때 직원들을 판촉 사원으로 활용, 투자자를 찾아낼 경우 분양 대금의 0.5%를 인센티브로 주는 ‘1인 1필지 매각책임제’를 도입한 바 있다.

공무원들의 판매 촉진 활동 덕분인지 와우지구의 경우 현재 분양률이 89.8%까지 올라섰고 단독주택용지 분양은 마무리된 상태다. 광영·의암지구도 올해 초 14%에 불과했던 분양률이 52%까지 늘어난 상태다.

광양시는 2개 도시개발지구와 관련, 직접 택지를 사거나 지인을 통해 매각에 성공한 공무원을 5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24명은 1필지씩 모두 24필지를 자신의 명의로 산 것으로 알려졌다.

미분양된 단독 주택용지를 털어내 도시 개발을 앞당긴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택지 매각까지 승진 가산점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택지를 사들였다가 투자 차익을 얻게될 경우 또다른 의혹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양시 관계자는 “시가 개발중인 택지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독려한 것이지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광양=김대수기자 kd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