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이 귀어하는 도시민에게 양식어장을 제공하는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에서 온 젊은 어부들의 높은 관심 속에 참여자들이 몰리면서다.

젊은이가 빠져나가면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전남 해안가 소도시들이 도시 청년들을 끌어들여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고흥군은 29일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조성한 창업어장(565ha) 참여자 4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시민들을 위한 어장 조성 사업은 고흥군이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사례로, 소득은 높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양식어업장을 귀어하는 도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업 시작 단계 주목을 받았다.

귀어한 도시민들의 경우 어선어업이나 양식어업을 통해 어촌에 정착하는데, 허가어선을 구입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어업활동을 할 수 있는 어선어업과 달리, 양식어업은 면허지가 한정돼 귀어인들의 진입이 어렵다.

고흥군은 이같은 점을 감안, 전남도와 머리를 맞대 도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양식어업의 장벽을 낮추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귀어가를 위한 별도 어장을 고흥만, 소록도와 수락·부아도 일대에 조성했고 어업권자인 고흥군수협·나로도수협과 협약을 맺은 뒤 귀어인의 지위를 보장해주도록 했다. 39세 이하 청년 뿐 아니라 45세 이하 도시민까지 참여 대상을 늘려 우선적으로 양식어장을 제공했다.

도시 청년들의 관심은 컸다. 참여자 모집이 시작되자마자 문의가 끊이질 않았고 신청도 잇따랐다. 다소 까다로운 지원 조건에도 61명이 지원, 모집인원(45명)을 채웠다.

군은 심사를 거쳐 김(500ha·30명), 미역(40ha·6명), 가리비(25ha·9명) 등 창업어장을 일굴 젊은 어부 45명을 선정했다. 고흥군은 신규 어장의 경우 도시 어부들과 5년간 계약이 가능한데다, 수산물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 분위기 등을 들어 도시민들의 어촌 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어촌계의 높은 장벽 탓에 귀어를 주춤하고 있는 도시 청년들을 불러들일 효과적 유입 정책임을 들어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흥군은 다음달 청년 어부 중 선도 어가를 선정하고 선배 양식 어민들의 멘토링과 현장 실습을 통해 어장 경영 지식,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어촌 정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새내기 도시 어부들이 안정적으로 어촌에서의 삶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