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민들은 매년 농번기·김장철만 되면 발을 동동 구르기 일쑤다. 농촌 고령화로 젊은 일손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쉽지 않아서다. 도시에서 먼 지역은 웃돈을 올려줘도 일하는 것을 꺼려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고흥군이 최근 외국인 고용제도인 ‘계절 근로자제’를 도입키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농민들 입장에서는 매년 수확기나 농사철로 접어드는 시기, 안정적 일손을 확보할 수 있게된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고흥군은 최근 필리핀 누에바에시하 주 산 레오나르도 시를 방문, 협약(MOU)을 체결하고 계절근로자 활용 방안을 비롯, 농업·수산업·경제·문화·교육·관광 등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 활동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군은 특히 이번 협약을 통해 내년 농·어번기 때 200명 가량의 필리핀 계절 근로자를 데려와 농민들의 고질적인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계절근로자제는 법무부가 도입한 제도로, 농촌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부족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군이 외국 지자체와 협의해 도입의향서를 제출하면 법무부에서 90일간 단기취업 비자를 발급, 농업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게 고흥군 설명이다.

고흥군은 내년도 도입을 목표로 농업 분야 계절근로자 파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 상호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군은 계절근로자 제도를 내년 시행한 뒤 결과와 농·어민 반응을 반영, 규모를 확대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또 협약을 계기로 고흥군의 현대식 농업기술을 필리핀 현지에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앞서, 완도군도 지난 5월 계절근로자 제도를 활용, 25∼50세의 베트남 근로자 20∼30명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일손을 구하려는 농·어가측이 한 달 150만원의 급여와 숙비, 항공료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었다.

한편, 법무부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경우 매월 최소 2일 이상의 휴일을 보장하고 근로시간에 따라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중식시간 포함) 이상의 휴게 시간을 근로시간 중 반드시 부여토록 하고 관련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