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와 시의회가 ‘동성애’ 조례 폐지 논란으로 시끌벅적하다. 목포시가 제정한 ‘목포시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목포 인권조례)를 놓고 동성애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며 폐지를 청구하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시의회는 관련 조례 폐지 여부를 논의하려다 찬반측으로 나뉜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일단 보류했다.

일부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충남 지역에서 시작된 관련 조례 폐지 운동이 전남에서도 시작됐다는 게 목포시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한 나주·보성·완도 등에서도 비슷한 폐지 청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목포시에 따르면 목포시의 인권조례가 왜곡된 성(性)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옹호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특정인이 1만 660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6월 ‘주민발의 조례 폐지 청구’가 접수됐다는 것이다.

개인 명의로 이뤄진 ‘조례 폐지 청구’지만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목포시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이 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근거는 국가인권위원회법(2조 3)에 명시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포함된 ‘성적 지향’이라는 문구가 동성애 옹호 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관련 조례가 지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로 전국에서 제정됐음에도 5년이 지난 뒤 폐지청구가 제기된데는 일부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충남도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권조례 폐지 청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충남에서는 최근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등이 제정된 지 5년이 된 관련 조례 폐지를 청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인권조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들의 조례 폐지 청구에 따라 지난 16일 기획복지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논의했으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류했다. 조례 제정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로 목포를 비롯한 전국 지역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한데다, 조례에는 ‘성적 지향’이라는 문구가 없는 점 등도 감안됐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쪽과 ‘인권조례는 존속돼야 한다’는 목포 시민연대 등 30개 시민단체 등이 찬반 의견을 내세우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목포시의회 관계자는 “인권조례는 인권이 존중되는 지역사회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해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이라며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임영춘기자 lyc@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