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하면 순천부(府) 읍성과 원도심의 역사성을 살리며 노후화된 옛 도심의 숨결을 새로운 도시에 입힐 수 있을까. 지역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도시에 담아낼 수 없을까.

최근 순천에서 열린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공공디자인 포럼 2017’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순천은 최근 고유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동네 본 모습을 유지하면서 거주 여건을 개선하는 ‘도시 재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장, 장천·남제동을 중심으로 빈 점포를 활용한 상권 활성화, 스마트 시범거리 등을 조성하는 중심시가지형 사업과 저전동에 지역공동체 거점을 만들고 빈집을 활용한 청년 창업 지원사업을 펼치는 일반근린형 사업 등을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중이다.

포럼은 이같은 점 때문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데 필요한 공공디자인의 방향성과 순천 도심 곳곳에 조성된 ‘길거리 벽화’ 문화 현황 등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순천 벽화의 특성과 개선 방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주제 발표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송진희 호남대 예술학장은 ‘순천시 벽화 설치 가이드라인 및 관리체계 개선’이라는 자료로 순천의 벽화 현황과 시사점을 분석해 발표했다.

송 학장은 청수골 공마을 벽화와 동천 교량 하부 벽화, 남제골 마을 벽화, 금곡 에코지오 마을과 풍덕동 동화마을 벽화, 철도관사마을 벽화의 특징 등도 살펴봤다.

남제골 마을 벽화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완성도가 높은 벽화임에도 쉼터 조형 요소나 방문자를 위한 안내 사인물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철도 관사마을의 경우 마을의 캐릭터를 부각시킬 재미있고 입체적인 요소를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풍덕동 동화마을 벽화에 대해서는 스토리와 그림 표현이 뛰어난 반면, 페인팅 위주의 단조로움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점에 대한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벽화문화 조성을 위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체성과 장소성이 조화롭게 벽화에 반영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담 부서를 두고 디자인 중심의 차별화된 벽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회성으로 뚝딱 만들어 놓고 끝났다고 손을 놓는 방식이 아닌, 사후관리 예산 계획도 수립해 지속적으로 챙겨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벽화교실, 투어 프로그램 등으로 시민들이 벽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자들도 “공동체 사업의 한 축인 벽화의 공공성은 중요한 요소”라는데 공감을 표시하고 포럼에서 제시된 벽화 정책 등이 실제 사업에서 반영될 수 있기를 제안했다.

이외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 교수는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을 주제로 공공 디자인적 관점에서 도시재생의 필요성과 콘텐츠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순종 서울대 명예교수도 디자인 도시를 지향하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래 디자인 도시가 되기 위한 방향을 발표, 눈길을 끌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