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의대 유치 움직임이 긴밀하다. 물밑 오리발처럼 겉으론 별다른 행보를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조용하게 관련 예산을 확보, 유치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키로 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서다.

27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예산에 순천대 의과대 유치 타당성 연구용역비로 3억원을 편성, 확보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으로 목포대 의과대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 3억원이 편성된 것과 같은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순천은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목포와, 달리 자체 예산 확보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발빠르게 의대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자칫 동·서부권 지역 간 경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순천시는 순천대와 긴밀하게 협의, 의대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 시기·방향을 결정한 뒤 향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면서 의대 유치를 위한 세부 지원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순천시는 또 정부의 서남대 의대 정원 배분 방안이 가시화되는 시기를 예의 주시하면서 순천대와 공동 대응·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100만 서명운동, 유치 당위성 홍보 등 시민 공감대 형성 등 유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도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순천시의회도 앞서 ‘국립순천대 의과대학 유치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교육부·보건복지부 등을 찾아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유치 활동을 계획중이다.

순천대도 이미 설치한 의대추진본부를 본격 가동하는 한편, 순천시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안팎에서는 다만, 의료기관 부지, 예산 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결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순천시는 지난 2012년 ‘순천대 의대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77만명 서명운동’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공공의료인력 확충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간담회’(2013년 8월), ‘여수·순천·광양시행정협의회 공동협력 강구’(2014년 10월),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한 바른길 찾기 공청회(2015년 11월), 의대유치 호소문 발표(2016년 6월) 등 유치 활동을 전개해왔다.

순천시 관계자는 “정부의 서남대 의대 정원 처리방안을 주시하면서 순천대와 의대 유치를 위한 공동 대응·협력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순천=김은종기자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