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시작된 독감 유행이 새해 들어 급증세를 띠고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에 의해 감염이 돼 발생하는 병으로, 일반적인 감기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다. 보통 독감 또는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는데 두 단어를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독감의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열과 근육통을 동반하고 기침, 가래, 목 아픔,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도 독감에 걸리면 근육통과 발열 때문에 2∼3일 정도는 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이 저하돼 있는 분이나 어린 아이, 고령에서는 폐렴이나 뇌염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이 있으며, 보통 겨울철에 A형이 유행을 하다 2∼4월에는 B형이 유행을 하는 패턴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인플루엔자 A와 B형이 함께 유행을 하고 있다. A형과 B형이 동시에 감염이 되는 환자도 꽤 있으며, A형 독감에 걸렸다가 좋아졌는데 B형 독감에 또 걸리는 사례도 있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보통 증상을 보고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확진을 위해서는 인후 도말 검체로 신속 항원 검사 또는 RT-PCR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진단에 필요한 인후 도말 검체를 얻기 위해서는 기다란 면봉을 콧속으로 넣어 분비물을 채취해야 한다.

독감에 걸리더라도 건강한 성인은 꼭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약을 복용하면 1주일 정도면 스스로 좋아진다.

하지만,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큰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가능하면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합병증이 생겼거나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발생하고 나서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독감이 전염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독감 환자가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면서 작은 침 방울이 상대방에게 튀어 직접 전염될 수도 있고 환자의 콧물이나 침 등에 오염된 물건을 만져 간접적으로 전염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버스, 지하철, 백화점,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쉽게 전염된다. 독감에 걸리면 1주일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킬 수가 있으니 전염력이 있는 동안에는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 다닐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경우 학원이나 학교를 가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10∼11월 중 접종을 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접종 후 항체를 형성하는데 2주 정도가 걸리고 6개월 정도 예방 효과가 지속하기 때문이다.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가 독감 유행 시기이므로 이를 생각할 때 10월, 11월이 가장 백신을 접종 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우선 접종 대상은 50세 이상의 성인, 만성 폐질환자, 심장질환자, 당뇨병 환자, 만성 신장 질환이나 간질환이 있는 환자, 악성 종양 환자, 면역 기능 저하 환자, 집단 시설에서 치료나 요양 중인 환자, 의료인이다.

그러나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독감에 걸리면 일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증상이 발생하므로 6개월 이상의 소아부터 모든 성인은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매년 2월께 그 해 겨울 유행할 바이러스 종류를 예측해 이를 겨냥한 백신을 만들도록 발표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A에 대한 두 가지, B에 대한 한 가지를 겨냥해 만든 백신이 3가 백신이고 인플루엔자 A에 대한 두 가지, B에 대한 두 가지를 겨냥해 만든 백신이 4가 백신이다. 4가 백신을 맞는 것이 좋겠지만 대신 비용이 더 비싸다.

예방 접종과 함께 마스크 착용과 자주 손을 씻는 습관으로 독감을 예방하여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