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의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5월 람사르 협약 회원국 가입이 확정적인 북한과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주목된다.

순천시는 20일 북한의 람사르 협약 회원국 가입이 예정됐고 금강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재를 신청함에 따라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7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MAB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예정대로 순천시 전역과 북한 금강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되면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가 트일것으로 판단했다.

◇북한과 네트워크 형성 순천만 흑두루미 등 철새 보호구 보전 협력=순천시는 북한의 문덕과 라선의 철새 보호구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 등 교류·협력에 집중한다.

이번에 북한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평안남도 청천강하구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두만강하구 라선 철새보호구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재두루미와 개리,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의 중간기착지이자 월동지다.

북한에서 흑두루미는 갯벌과 친숙해서 갯두루미라 불린다. 특히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는 순천만과 같이 갯벌이 잘 발달해 흑두루미가 월동지와 번식지를 이동하는 시기에 수천마리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순천만에서 월동을 마친 2000여마리의 흑두루미는 국경을 넘어 이미 북한과 생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순천시는 앞으로 국제두루미재단과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 등 국제기구와 연계해 민간차원의 교류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2016년 순천시가 유치해 순천만국가정원 습지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는 람사르 협약 산하 국제기구이다. 동아시아 지역에는 17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다.

국제두루미재단과 순천시, 철원군, 고양시는 다음달 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향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의 두루미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북한의 안변과 문덕, 라선 등 생태적 공동 가치를 가진 지역에 세계적 습지로 거듭난 순천만 주민이 직접 가꾼 ‘친환경 볍씨’를 지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 ‘한반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 공동 개발=오는 7월에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 주관으로 중국에서 개최하는 ‘황해 접경지 습지관리자 교육 워크숍’에서는 한국과 중국, 북한이 습지를 공동관리하고 정보 공유를 통해 국제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유네스코가 선정한다.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곳을 대상으로 한다.

순천시는 시 전역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등재신청서를 지난해 9월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 지난 2월 파리본부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7월 제30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사업(MAB)위원회 국제조정이사회의 승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때 북한의 금강산과 그 주변지역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순천시는 또 금강산과 그 주변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확정되면 북한과 함께 ‘한반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북한 등 국제적 생태 교류사업을 통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면 그 길에 앞장 서는 것이 생태도시 순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