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띄우는 그림편지] <21> 장성-임근재
2018년 03월 22일(목) 00:00 가가
황룡강길 노란꽃·편백숲 … ‘힐링 그림여행’
국내 최대 편백나무 숲이 우거진 장성 축령산은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수십 만 그루의 나무들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춘원 임종국 선생이 손수 심고 가꾼 조림지로, 가을이면 이곳에서 힐링의 산소축제가 펼쳐진다.
“날씨도 좋은데 노란꽃축제장이라도 가봅시다.”
“당신 작품도 거기서 전시중이라면서요.”
불현듯 떠오른 지난 가을의 추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무렵 황룡강길을 따라 피어있는 노란꽃 물결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아내의 성화에 이끌려 나온 소박한 소풍이었다. 집에서 차로 20여분 걸려서 도착한 황룡강변은 노란색 물결로 장관이었다. 드넓은 강변은 노란 꽃봉우리로 산사태를 이루고 나머지 공간에도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과 타고 나온 차들로 빽빽하다.
황룡강은 영산강에 가장 많은 물을 대는 모천(母川)이다. 백암산에서 발원한 이 강은 장성읍을 지나 광주시 광산구까지 50여㎞를 지난다. 군데군데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있어 도보로 걷기에 더없이 좋다.
발걸음을 옮기며 여러 개의 테마 정원과 황룡강의 정취를 느낀다. 힐링축제가 펼쳐지는 꽃길여행이라…. 코발트빛 황룡강변을 따라 펼쳐져 있는 꽃은 황색코스모스와 백일홍, 해바라기 그리고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다. 어림잡아 10억송이의 꽃들이 서로 예뿐 자태를 뽐내며 벌과 나비와 사람을 유혹한다. 하늘거리는 손짓에 넋이 나갈 지역이다.
다시 찬찬한 걸음으로 강변을 걷는다. 노란국화꽃으로 장식한, 황룡을 상징하는 설치물도 손짓을 한다. 사람도 꽃도 조형물도 모두 하나의 화폭 속에 녹아든 그림 같다. 그때,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가끔 내 작업실에 들러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탁배기도 한잔했던 안광수시인의 ‘비움’이라는 시화작품이 반갑게 손짓을 한다.
비움
걷다보면 가진 것이 무겁습니다
짐들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보따리만 무거운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아픔도 걱정도 무겁습니다
모두 덜어 내야 합니다
걸음은 그래서 비움입니다.
꽃길 강변을 넘어 대한민국최고의 힐링의 장 축령산으로 출발한다. 가는 길목에 황룡면 필암리에 자리한 필암서원에 잠시 들른다. 필암서원은 하서 김인후(金麟厚·1510∼1560)선생을 모시고 그의 선비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그의 학덕과 인품이 장성을 선비의 고장으로 우뚝 서게 한다.
축령산 산소축제는 피톤치드 향이 물씬 퍼져 나오는 서삼면 오암리 축령산 자락에서 열린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군살 하나없이 치솟은 숲속엔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고, 우리는 청솔모와 다람쥐가 뛰노는 모습을 본다.
축령산(621.6m)은 남도 제일 명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성 서삼·북일면 일대에 식재된 국내 최대 편백나무 숲이 일등공신이다. 편백나무는 마음을 편하게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씻어준다. 탁월한 피톤치드향 때문이다. 40∼50년생 편백나무 등이 1,148ha나 우거져 있는데 춘원 임종국 선생이 6·25 전쟁으로 황폐화한 산에 손수 심고 가꿔 맺은 결실이다. 촘촘히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편백나무군(群)은 한눈에 봐도 장관이다. 온 산이 ‘산소통’ 인 이곳은 지난 2010년 산림청으로부터 ‘치유의 숲’으로 지정됐다.
. ‘하늘 길’ ‘산소길’ ‘숲내음길’ ‘건강길’ 등 등산길도 있고 편백나무 숲을 도는 둘레길이 있다. 하루코스 19㎞, 반나절코스 11㎞ 등 모두 6개길이 개통돼 있다.
금곡영화마을은 북일면 문암리 축령산 기슭에 있다.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있어 시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찍기에 적격이다. 시골 마을이 그렇듯, 마을 어귀에는 장승이 서 있다. 장성 출신으로 세계영화거장 임권택 감독이 ‘태백산맥’을 찍은 곳으로, ‘영화마을’이라는 기념비도 보인다. 일전에 선배 황순칠 작가가 이곳마을 풍경을 소재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고인돌마을’로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당시 화가들 사이에 회자됐던 마을이다.
다시 걸음을 돌려 이번에는 홍길동 테마파크로 방향을 튼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얼의 서러움이 깃든 곳이다. 황룡면 아곡리에 둥지를 튼 이곳에는 안채, 아래채, 문간채 등으로 이뤄진 생가가 복원돼 있다.
야영장은 주말이면 청소년 단체나 가족단위 야영객이 찾아오는 명소다. 언젠가는 나도 미니버스캠핑카를 구입해 전국 야영장뿐 아니라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집시처럼 떠도는 삶을 살고 싶다.
돌아오는 길, 배가 출출하다. 그날 그날 두부를 직접 만들어 신선하고 구수한 순두부찌개를
*임근재 약력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11회(서울·광주·화순·장성·익산)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광주시미술대전 대상·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심사. 전남도전. 광주시전 및 심사
-미협, 중작파, 선과색 회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출강
“당신 작품도 거기서 전시중이라면서요.”
불현듯 떠오른 지난 가을의 추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무렵 황룡강길을 따라 피어있는 노란꽃 물결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아내의 성화에 이끌려 나온 소박한 소풍이었다. 집에서 차로 20여분 걸려서 도착한 황룡강변은 노란색 물결로 장관이었다. 드넓은 강변은 노란 꽃봉우리로 산사태를 이루고 나머지 공간에도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과 타고 나온 차들로 빽빽하다.
발걸음을 옮기며 여러 개의 테마 정원과 황룡강의 정취를 느낀다. 힐링축제가 펼쳐지는 꽃길여행이라…. 코발트빛 황룡강변을 따라 펼쳐져 있는 꽃은 황색코스모스와 백일홍, 해바라기 그리고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다. 어림잡아 10억송이의 꽃들이 서로 예뿐 자태를 뽐내며 벌과 나비와 사람을 유혹한다. 하늘거리는 손짓에 넋이 나갈 지역이다.
걷다보면 가진 것이 무겁습니다
짐들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보따리만 무거운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아픔도 걱정도 무겁습니다
모두 덜어 내야 합니다
걸음은 그래서 비움입니다.
꽃길 강변을 넘어 대한민국최고의 힐링의 장 축령산으로 출발한다. 가는 길목에 황룡면 필암리에 자리한 필암서원에 잠시 들른다. 필암서원은 하서 김인후(金麟厚·1510∼1560)선생을 모시고 그의 선비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그의 학덕과 인품이 장성을 선비의 고장으로 우뚝 서게 한다.
축령산 산소축제는 피톤치드 향이 물씬 퍼져 나오는 서삼면 오암리 축령산 자락에서 열린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군살 하나없이 치솟은 숲속엔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고, 우리는 청솔모와 다람쥐가 뛰노는 모습을 본다.
축령산(621.6m)은 남도 제일 명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성 서삼·북일면 일대에 식재된 국내 최대 편백나무 숲이 일등공신이다. 편백나무는 마음을 편하게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씻어준다. 탁월한 피톤치드향 때문이다. 40∼50년생 편백나무 등이 1,148ha나 우거져 있는데 춘원 임종국 선생이 6·25 전쟁으로 황폐화한 산에 손수 심고 가꿔 맺은 결실이다. 촘촘히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편백나무군(群)은 한눈에 봐도 장관이다. 온 산이 ‘산소통’ 인 이곳은 지난 2010년 산림청으로부터 ‘치유의 숲’으로 지정됐다.
. ‘하늘 길’ ‘산소길’ ‘숲내음길’ ‘건강길’ 등 등산길도 있고 편백나무 숲을 도는 둘레길이 있다. 하루코스 19㎞, 반나절코스 11㎞ 등 모두 6개길이 개통돼 있다.
금곡영화마을은 북일면 문암리 축령산 기슭에 있다.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있어 시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찍기에 적격이다. 시골 마을이 그렇듯, 마을 어귀에는 장승이 서 있다. 장성 출신으로 세계영화거장 임권택 감독이 ‘태백산맥’을 찍은 곳으로, ‘영화마을’이라는 기념비도 보인다. 일전에 선배 황순칠 작가가 이곳마을 풍경을 소재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고인돌마을’로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당시 화가들 사이에 회자됐던 마을이다.
다시 걸음을 돌려 이번에는 홍길동 테마파크로 방향을 튼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얼의 서러움이 깃든 곳이다. 황룡면 아곡리에 둥지를 튼 이곳에는 안채, 아래채, 문간채 등으로 이뤄진 생가가 복원돼 있다.
야영장은 주말이면 청소년 단체나 가족단위 야영객이 찾아오는 명소다. 언젠가는 나도 미니버스캠핑카를 구입해 전국 야영장뿐 아니라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집시처럼 떠도는 삶을 살고 싶다.
돌아오는 길, 배가 출출하다. 그날 그날 두부를 직접 만들어 신선하고 구수한 순두부찌개를
*임근재 약력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11회(서울·광주·화순·장성·익산)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광주시미술대전 대상·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심사. 전남도전. 광주시전 및 심사
-미협, 중작파, 선과색 회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출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