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폴리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자] <7> 2차 폴리 다시보기
2018년 05월 24일(목) 00:00 가가
2차 광주폴리 =소통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생각합니까.”
지난 2014년 3월25일,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 1항에 의문(?)을 던지는 도발적인 이벤트가 광주 도심에서 펼쳐졌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하 재단)이 2주 동안 실험적으로 진행한 ‘예술투표’였다. 장소는 2차 광주폴리의 한 사이트인 광주광역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광주 동구 중앙로 160번길 31-37) 옆 골목. 옛 광주학생회관 자리에 꾸며진 폴리 작품 ‘투표’(렘 쿨하스 & 잉고 니어만 작)의 전광판 위로 스쳐 지나가는 묵직한 질문에 보행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예술투표의 과정은 이러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폴리 작품의 바닥에 ‘예(Yes), 중립(Maybe), 아니오(NO)’ 라고 적힌 3개의 통로 중 한 곳을 선택해 지나가면 된다. 2주간 집계된 수치와 기록들은 온라인으로 바로 전송돼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다.
‘정치와 예술’. 비엔날레재단이 ‘투표’를 통해 지역사회에 던진 화두였다. 당시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과 영화 ‘변호인’의 1000만 관객 돌파, ‘일베’ 사이트의 지역 비하 발언 등의 사회적 현상이 계기가 됐다. 다양한 정치 역학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환기시키고자 했던 재단의 의도는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예술과 정치가 접목된 ‘예술투표’는 지역에선 처음 시도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영어 유치원 확산, 바람직한가’를 비롯해 ‘당신은 성형수술에 찬성합니까’, ‘당신은 동성결혼을 지지하십니까’, ‘SNS는 사람들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합니까’, ‘스마트폰은 삶의 질을 높여줍니까’, ‘당신은 광주를 문화수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5년 동안 매월 정기적으로 예술의 사회적 참여를 보여준 ‘투표’의 궤적들이다.
이처럼 2차 광주폴리는 1차 폴리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 1차 폴리가 옛 광주읍성터라는 강력한 장소성에 천착해 도시재생의 창의적 해법을 제안했다면, 2차 폴리는 ‘인권과 공공 공간’을 주제로 시민들과의 소통에 무게를 뒀다. 1차 폴리의 일부 작품이 장식적 기능에 치중한 나머지 공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참여 건축가들의 ‘네임밸류’에만 의존해 선정 장소에서부터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민과의 ‘교감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2차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총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우스 허쉬(Nikolaus Hirsch·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건축대학장)의 취임 일성 역시 폴리의 ‘공적(公的) 가치’ 구현이었다.
“공공 장소에 설치되는 특성을 감안해 시민들에게 친숙하고 활용성이 높으면서 광주가 갖고 있는 민주·인권의 상징성, 미적인 예술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폴리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허쉬 감독은 “아무리 예술성이 높은 조형물이라 할지라도 그 도시가 갖는 구조와 이미지, 독창적 조형성, 활용도 등의 다양한 개념들과 종종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도심 공공 시설물로 폴리의 활용성에만 부각시키지 않고 건축물의 미적인 예술성, 도시 상징물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고민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11월 허쉬 감독은 필립 미셀비츠(베를린 테크니컬대학 국제조시계획과 교수), 천의영 전시 큐레이터(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 광주지역 건축·예술 분야 전문가와 오랜 진통 끝에 2차 폴리 참여작가와 작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공공 공간으로서의 폴리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폴리가 지닌 다의성을 키워드로 내세워 8개의 작품을 도심에 선보인 것이다. 폴리가 들어서게 된 광주의 도심은 물리적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1980년 5월 민주화 운동이 싹튼 민주적 광장의 의미가 내포된, 말 그대로 공적 공간이다.
이에 따라 2차 광주폴리는 구 도심 주변의 1차 폴리와 달리 외연을 광주 전역으로 넓힌 게 특징이다. 광주천변 두물머리 공원인 ‘광주천 독서실(데이비드 아자예 & 타이에 셀러시 작)을 시발점으로 ‘포장마차’(이동식 건축물·아이 웨이웨이), 금남지하상가 만남의 광장 인근 ‘기억의 상자’(고석홍 & 김미희 작). 황금동 옛 광주학생문화회관의 ‘투표’, 광주지하철 1호선 객차 ‘탐구자의 전철’. ‘틈새 호텔’(이동식 건축물, 서도호 & 서아키텍스 작), 광주공원 입구의 ‘유네스코 화장실’(수퍼플렉스 작), 광주역 앞 교통섬의 ‘혁명의 교차로’(에얄 와이즈만 작)로 이어지는 코스다.
1, 2차 광주폴리의 평가를 맡았던 류영국 광주폴리 시민협의회 위원은 “2차 폴리는 공간의 제약에서 탈피한 아이웨이의 ‘포장마차’, 서도호의 ‘틈새 호텔’ 등 이동성에 바탕을 둔 작품이 포함되는 등 1차에 비해 공간적으로 확대됐다”면서 “광주역의 ‘혁명의 교차로’, 도청 앞 분수대 지하광장(금남지하상가)의 ‘기억의 상자’와 같은 5·18의 모뉴먼트들은 폴리의 외연을 넓힌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지난 2014년 3월25일,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 1항에 의문(?)을 던지는 도발적인 이벤트가 광주 도심에서 펼쳐졌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하 재단)이 2주 동안 실험적으로 진행한 ‘예술투표’였다. 장소는 2차 광주폴리의 한 사이트인 광주광역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광주 동구 중앙로 160번길 31-37) 옆 골목. 옛 광주학생회관 자리에 꾸며진 폴리 작품 ‘투표’(렘 쿨하스 & 잉고 니어만 작)의 전광판 위로 스쳐 지나가는 묵직한 질문에 보행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정치와 예술’. 비엔날레재단이 ‘투표’를 통해 지역사회에 던진 화두였다. 당시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과 영화 ‘변호인’의 1000만 관객 돌파, ‘일베’ 사이트의 지역 비하 발언 등의 사회적 현상이 계기가 됐다. 다양한 정치 역학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환기시키고자 했던 재단의 의도는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예술과 정치가 접목된 ‘예술투표’는 지역에선 처음 시도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지난 2012년 2차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총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우스 허쉬(Nikolaus Hirsch·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건축대학장)의 취임 일성 역시 폴리의 ‘공적(公的) 가치’ 구현이었다.
“공공 장소에 설치되는 특성을 감안해 시민들에게 친숙하고 활용성이 높으면서 광주가 갖고 있는 민주·인권의 상징성, 미적인 예술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폴리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허쉬 감독은 “아무리 예술성이 높은 조형물이라 할지라도 그 도시가 갖는 구조와 이미지, 독창적 조형성, 활용도 등의 다양한 개념들과 종종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도심 공공 시설물로 폴리의 활용성에만 부각시키지 않고 건축물의 미적인 예술성, 도시 상징물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고민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11월 허쉬 감독은 필립 미셀비츠(베를린 테크니컬대학 국제조시계획과 교수), 천의영 전시 큐레이터(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 광주지역 건축·예술 분야 전문가와 오랜 진통 끝에 2차 폴리 참여작가와 작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공공 공간으로서의 폴리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폴리가 지닌 다의성을 키워드로 내세워 8개의 작품을 도심에 선보인 것이다. 폴리가 들어서게 된 광주의 도심은 물리적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1980년 5월 민주화 운동이 싹튼 민주적 광장의 의미가 내포된, 말 그대로 공적 공간이다.
이에 따라 2차 광주폴리는 구 도심 주변의 1차 폴리와 달리 외연을 광주 전역으로 넓힌 게 특징이다. 광주천변 두물머리 공원인 ‘광주천 독서실(데이비드 아자예 & 타이에 셀러시 작)을 시발점으로 ‘포장마차’(이동식 건축물·아이 웨이웨이), 금남지하상가 만남의 광장 인근 ‘기억의 상자’(고석홍 & 김미희 작). 황금동 옛 광주학생문화회관의 ‘투표’, 광주지하철 1호선 객차 ‘탐구자의 전철’. ‘틈새 호텔’(이동식 건축물, 서도호 & 서아키텍스 작), 광주공원 입구의 ‘유네스코 화장실’(수퍼플렉스 작), 광주역 앞 교통섬의 ‘혁명의 교차로’(에얄 와이즈만 작)로 이어지는 코스다.
1, 2차 광주폴리의 평가를 맡았던 류영국 광주폴리 시민협의회 위원은 “2차 폴리는 공간의 제약에서 탈피한 아이웨이의 ‘포장마차’, 서도호의 ‘틈새 호텔’ 등 이동성에 바탕을 둔 작품이 포함되는 등 1차에 비해 공간적으로 확대됐다”면서 “광주역의 ‘혁명의 교차로’, 도청 앞 분수대 지하광장(금남지하상가)의 ‘기억의 상자’와 같은 5·18의 모뉴먼트들은 폴리의 외연을 넓힌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