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기각에 대비한 촛불 집회 무력 진압을 내용으로 하는 계엄령 검토 문건이다.

일각에서는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기무사령부 지휘부 간의 갈등, 기무사령관과 담당 실무자간의 갈등, 거짓말 다툼을 가리켜 ‘하극상’ ‘당나라 군대’라고 언급하며 연예계 소식 다루듯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다툼은 흥밋거리가 될 수 있지만, 계엄령 검토는 단순한 문건으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큰 심각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계엄령 내부 검토 사건에서 보여지는 군당국 및 기무사의 태도는 처음에는 단순 유언비어라고 하였다가, 계엄령을 실제 검토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검토 때문에 단순히 한 것이라고 변명하였다. 그리고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법률 전문가에게 유권 해석을 했더니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정식 질의가 아닌 단순 유선 질의에 감사원장이 일반론적인 답변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자 유권 해석을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

계엄령 문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일까?

계엄령 문건의 심각성은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곳이 담당 기관인 합동참모본부가 있음에도 기무사라는 곳에서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것과 그 계획의 정도에 있어 구체적인 병력 투입 계획, 우리나라 국민을 잠재적인 시위 세력으로 전제하고 강경한 진압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는 전직 기무사사령관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며, 기무사를 통한 12·12 쿠데타를 통해 대한민국 정권을 탈취하였다는 사실이 오버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계획으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발생하였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 및 광주시민들은 이 사안을 엄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나 여권 수뇌부들은 탄핵 심판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였음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러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계엄령 검토 문건은 단순 계획이 아니라 당연히 시행될 것이라 전제하고 촛불 집회에 나온 시민의 입을 틀어막고 겁을 주는 과정에서 제2의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희생자 발생을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계엄령 해제를 막기 위한 국회의원 체포나 주요 시설에 대한 특수부대 배치, 언론 장악, 외국 대사관에 대한 홍보 등도 실제 시행을 전제로 내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다고 해서 단순히 국방부장관과 기무사령관, 전 국방부장관 등의 책임 공방과 박근혜 정부의 적폐 논란이라는 프레임만으로 접근해서는 개혁 대상에 해당하는 군 당국이나 기무사에서는 전 정부에 대한 탄압 및 군기 잡기로만 받아들일 뿐 자신들의 개혁 등 근본적인 해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문민정부에서부터 현행 정부까지 이루지 못한 기무사령부의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계엄령 검토 행위가 단순 문건 검토의 단계에 불과한지, 실행을 준비했던 것인지, 어떻게 현행법을 위반한 것인지 명명백백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