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목포시 용해동에서 시행된 17억 규모의 정비사업. 원도급사인 A사는 타지업체로 지역 업체인 B사에 토목공사 하청을 줬다. B사는 지역의 중장비 업자들에게 부대토목 재하청을 내려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중장비 업자들은 장비대금을 제 때 지급받지 못해 고통을 겪다 6개월 만에야 겨우 돈을 손에 쥐었다. 그것도 일부 절삭된 금액이었다.

#2 지역의 중장비 업자 대부분은 개인사업자. 사실상 재하청은 불법이기 때문에 체불돼도 항의하거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공육(06) 포클레인 장비를 가진 C씨. 2~3개월 연체는 비일비재하고 떼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나마 08(공팔) 10(공텐) 등 비교적 큰 장비는 현장에서 그날그날 기름을 넣어주지만 06(공육)이하 장비는 자신이 기름을 넣어 운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금을 받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두 배의 고통을 겪는다.

앞으로 이러한 지역 중장비 업자들의 체불로 인한 고통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목포시는 각종 건설공사 현장에서 건설기계 장비사용과 관련 장비대금 체불로 인한 민원이 종종 발생해 내년부터 발주되는 모든 관급공사에 일명 ‘중장비 직불제’를 시행하겠다고 21일 밝혔다.

목포시에 따르면 중장비 직불제의 공식 명칭은 ‘건설기계 대여금 지급 확인제’다. 현재 ‘건설기계 대여금 지급 보증제’가 시행되고는 있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관급공사만큼이라도 직불제를 시행해 장비 임차대금 체불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행 지급 보증제 하에서는 발주부서가 지급보증서 발급 수수료를 설계에 반영해 도급사가 지급 보증서를 발급하면 계약 부서에서 대금을 지급하고, 보증서 미발급 시에는 지급보증서 발급 수수료를 공제한 후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계약부서에서 설계 내역서를 직접 들여다 봐 지급보증 대상 공사여부를 검토하고 발주부서는 장비임차 유무를 반드시 확인토록 했다. 이후 임차가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직불합의서나 지급 보증서를 제출토록 하고, 대금 지급에 앞서 장비 임차료 지급 여부를 확인한 이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목포시 회계과장은 “계약 부서와 발주 부서간 연계를 통해 감독 공무원과 현장 대리인 입회하에 자가 장비 사용여부를 확인하겠다”면서 “내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장비대금 체불 방지는 물론 지역 중장비 업자 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의 중장비협의체 관계자는 “원도급사는 하도급관리계획 적정성평가 만점을 위해 평가항목에 포함된 시공 부분의 하도급률은 82%로 맞추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건설기계 대여비와 자재비 등 하도급률은 20%대까지 낮추는 저가하도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체불 걱정을 덜게 됐다며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편 목포시 관내에 등록된 건설기계 장비는 9월말 기준 3100여대에 달한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