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상가지원 시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보조금 명목으로 40억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상점들은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고 낙후된 상권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16일 목포시에 따르면 ‘목포시 원도심 활성화 지원 조례’(2006년 12월 시행)에 의거, 특화거리와 기존 도심 일대 상가 신규 입주업체 등을 대상으로 상가보조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상가지원 시책은 크게 임대료와 건물 수선보조금 등 두 가지다.

임대료는 월 임대료의 50%(최대 75만원 한도)선에서 2년간 지원되고, 건물수선보조금은 수선비용의 50%범위 내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다.

이 시책으로 지원내역을 살펴보면 조례제정 이후 2016년까지 424개 점포에 35억이 지원됐다. 지난해 27개 점포에 2억7800만원, 올해 신규 12개 점포에 2억5800만원 등 지금까지 총 40억3800만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시설비가 17억7600만원, 임대료는 22억6200만원을 차지했다.

문제는 목포시가 원도심 상권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취지로 40억이 넘는 예산을 지원했음에도 상인들의 부담은 줄지 않고 오히려 빈 가게만 넘쳐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목포시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총 421개 점포 중 70개 점포가 비어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원도심 점포 10곳 중 2개 점포가 공실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된데는 목포시가 원도심의 빈 가게를 줄이기 위해 신규 세입자에게 2년 동안 최대 1800만원(75만원×24개월)의 임대료를 지원하자 건물 임대료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도심 수문로의 한 건물 1층에서 수년 동안 옷 가게를 운영해 온 세입자는 최근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곳의 임대료가 당초 40만원 이었으나 두 배 가까이 뛰어서다. 인근의 다른 건물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예 건물주는 대 놓고 임대 구함 전단에 ‘월 임대료 목포시에서 50%지원’이라고 적어 놓은 곳도 있다.

이처럼 2년이 지나면 지원금이 끊기고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가게마다 줄줄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상가지원 사업이 임대료 상승을 부추겨 “건물주만 배불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일방적인 임대료 지원보다는 건물주와 임차인이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하면 지원금을 주는 선별적 지원방식으로 시책이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57)는 “상권이 뜨더라도 월세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조건으로 건물주와 장기간 계약을 맺는 이른바 ‘착한 건물주’에게 건물 보수비용 등을 지원해주는 서울시 사례처럼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차복 목포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은 “최근 조성된 ‘보해양조 상가 청년점포’ 사업처럼 관련 예산으로 목포시가 상대적으로 건물 가격이 낮은 빈 건물을 매입해 청년창업가 등에게 임대해주는 빈 점포 활용 임대사업을 펼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목포시 관계자는 “‘원도심 상가보조금 지원 사업’과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한 ‘청춘창업 지원 사업’ 등 유사사업을 비교·분석해 기존의 ‘임대료 지원’에서 ‘보증금 지원 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지원방법 변경 등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임영춘 기자 lyc@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