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生을 말하다 <제1부>] ① 정년 앞둔 베이비부머
2019년 01월 07일(월) 00:00 가가
<제1부> 은퇴자 매년 80만명 시대
10명 중 6명 “최소 생활비 위해 은퇴 후에도 근로활동 지속”
준비없는 은퇴자 급증…지자체 재정 부담·양극화 가속 우려
10명 중 6명 “최소 생활비 위해 은퇴 후에도 근로활동 지속”
준비없는 은퇴자 급증…지자체 재정 부담·양극화 가속 우려
은퇴자 80만명 시대를 맞은 올해 ‘은퇴 후 생(生)을 말하다’ 라는 주제로 연중 시리즈를 시작한다. 광주 남구 노대동 노인건강타운에서 진행되는 검도 수업에 참여한 70대 어르신들이 죽도를 휘두르며 검도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隱退) 이후의 삶’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리 사회가 급변하고, 자연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이후 평균 최소 20년에서 최대 40년 가량의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은퇴자 10명 중 6명은 최소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는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일보는 은퇴자 80만명 시대를 맞은 올해 ‘은퇴 후 생(生)을 말하다’ 라는 주제로 연중 시리즈를 시작한다. 1부에서는 은퇴자 실태를 비롯, 각자의 방법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공공기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은퇴 프로그램을 취재해 다양한 은퇴 준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2부에서는 은퇴 이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은퇴자의 삶과 성공 노하우를 현장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3부에서는 선진국의 은퇴 프로그램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4부에서는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준비해야 할 정책 대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매년 80만명 이상…정년 인구 늘어난다=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만 60세가 되는 1959년생은 84만 9000명에 달한다. 85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직장 정년 등 은퇴 연령을 맞이 한 것이다.
만 60세 인구가 80만명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리고 올해를 시작으로 은퇴 연령에 진입하는 인구는 매년 평균 80만명∼90만명에 달한다. 앞으로 6년간 은퇴하는 인구는 총 52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우리나라 총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산업화 주역으로 불리는 ‘베이비부머 1세대(1959년∼1964년생)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은퇴 연령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산업화 주역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생산현장에서 떠나는 것이다.
특히 1959년생∼1974년생(연령별 평균 인구 88만명)이 국내 인구 연령대에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해 온 만큼 이들의 은퇴가 마무리되는 16년 뒤 60대 이상 인구는 2000만명에 달하게 된다. 국내 인구 5명 중 2명이 60대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만 60세가 넘어 정년(停年)을 맞는 은퇴자들이 올해 처음 80만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50대 직장인들의 은퇴 이후 삶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어쩌면 30년 넘게 치열하게 살아온 평생 직장 보다 은퇴 이후의 삶이 더 큰 경쟁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 늘면서 각종 사회문제도 우려=앞으로 6년간 한국 인구 10명 중 1명이 정년 나이인 60세를 맞게 된다. 은퇴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일찌감치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실상 은퇴 인구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전남은 17년 만인 지난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1.4%에 달하면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일자리는 물론 제대로 된 은퇴 프로그램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은퇴 인구가 쏟아지고 고령화사회를 맞게 되면서 자산가격 하락, 자영업 경쟁 격화, 노년 빈곤층 양산, 세대 간 갈등 등의 사회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 등에 예산이 적극적으로 투입되면서 자치단체 및 국가 재정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는 노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고령 은퇴자 급증은 사회·경제적 양극회를 더 가속화할 우려도 있다. 이미 1인 가구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고령 가구의 빈곤화 탓에 가계소득 분배는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은퇴자 10명 중 6명은 근로활동 해야=은퇴 후에도 10명 중 6명은 최소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해야 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하지만, 고령자 일자리는 부족하고, 이들을 안아줄 시장도 없어 하루라도 빨리 사전에 은퇴 이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이른바 ‘인생 2모작’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2018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순자산 상위 40% 이내 (평균 순자산 약 3억3000만원)의 가구만 은퇴 후에도 최소생활비(월 184만원)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KB금융그룹이 20세 이상 74세 이하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순자산 상위그룹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금 수익이 높고 금융자산 및 부동산자산을 통한 소득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60%에 해당하는 가구인 중위그룹은 부동산 자산으로 일정 수준의 소득을 창출하면서 65세 은퇴시 최소 생활비 70% 정도의 노후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최소 생활비 월 184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월 45만원 정도가 부족해 추가 소득 확보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순자산 하위그룹은 낮은 소득 수준으로 연금 수령액이 적은 데다 부동산 자산을 통한 추가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65세 이후에도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통해 일정 소득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에서 자산 상위가구(40~59세 기준)는 3억3028만~6억80만원, 중위가구는 1억5841만~2억8905만원, 하위가구는 3606만~1억3112만원으로 구분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은퇴 준비를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5명 이상이 50대까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까지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가구주가 53.7%에 이르렀다.
은퇴가 시작된 60대와 70대 가구주 중에서도 노후 준비가 안 된 비율이 각각 38.1%, 39.1%에 달했다.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44세로 조사됐다.
노후 대비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11.4%에 그쳤고, 나머지는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은퇴 희망연령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62.3세), 30대(62.8세), 40대(63.8세)는 모두 60대 초반에 은퇴하길 원했지만 60대는 69.9세, 70대는 76.0세라고 답했다.
적정 생활비 부족 시 대처 방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응답이 60.4%(3개 복수응답)에 달했다. 54.5%는 추가 소득활동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부동산 축소 매각(25.8%), 예적금 해지(21.8%), 주택연금 가입(20.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우리 사회가 급변하고, 자연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이후 평균 최소 20년에서 최대 40년 가량의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은퇴자 10명 중 6명은 최소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는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80만명 이상…정년 인구 늘어난다=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만 60세가 되는 1959년생은 84만 9000명에 달한다. 85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직장 정년 등 은퇴 연령을 맞이 한 것이다.
특히 1959년생∼1974년생(연령별 평균 인구 88만명)이 국내 인구 연령대에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해 온 만큼 이들의 은퇴가 마무리되는 16년 뒤 60대 이상 인구는 2000만명에 달하게 된다. 국내 인구 5명 중 2명이 60대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만 60세가 넘어 정년(停年)을 맞는 은퇴자들이 올해 처음 80만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50대 직장인들의 은퇴 이후 삶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어쩌면 30년 넘게 치열하게 살아온 평생 직장 보다 은퇴 이후의 삶이 더 큰 경쟁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 늘면서 각종 사회문제도 우려=앞으로 6년간 한국 인구 10명 중 1명이 정년 나이인 60세를 맞게 된다. 은퇴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일찌감치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실상 은퇴 인구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전남은 17년 만인 지난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1.4%에 달하면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일자리는 물론 제대로 된 은퇴 프로그램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은퇴 인구가 쏟아지고 고령화사회를 맞게 되면서 자산가격 하락, 자영업 경쟁 격화, 노년 빈곤층 양산, 세대 간 갈등 등의 사회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 등에 예산이 적극적으로 투입되면서 자치단체 및 국가 재정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는 노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고령 은퇴자 급증은 사회·경제적 양극회를 더 가속화할 우려도 있다. 이미 1인 가구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고령 가구의 빈곤화 탓에 가계소득 분배는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은퇴자 10명 중 6명은 근로활동 해야=은퇴 후에도 10명 중 6명은 최소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해야 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하지만, 고령자 일자리는 부족하고, 이들을 안아줄 시장도 없어 하루라도 빨리 사전에 은퇴 이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이른바 ‘인생 2모작’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2018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순자산 상위 40% 이내 (평균 순자산 약 3억3000만원)의 가구만 은퇴 후에도 최소생활비(월 184만원)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KB금융그룹이 20세 이상 74세 이하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순자산 상위그룹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금 수익이 높고 금융자산 및 부동산자산을 통한 소득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60%에 해당하는 가구인 중위그룹은 부동산 자산으로 일정 수준의 소득을 창출하면서 65세 은퇴시 최소 생활비 70% 정도의 노후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최소 생활비 월 184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월 45만원 정도가 부족해 추가 소득 확보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순자산 하위그룹은 낮은 소득 수준으로 연금 수령액이 적은 데다 부동산 자산을 통한 추가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65세 이후에도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통해 일정 소득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에서 자산 상위가구(40~59세 기준)는 3억3028만~6억80만원, 중위가구는 1억5841만~2억8905만원, 하위가구는 3606만~1억3112만원으로 구분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은퇴 준비를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5명 이상이 50대까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까지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가구주가 53.7%에 이르렀다.
은퇴가 시작된 60대와 70대 가구주 중에서도 노후 준비가 안 된 비율이 각각 38.1%, 39.1%에 달했다.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44세로 조사됐다.
노후 대비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11.4%에 그쳤고, 나머지는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은퇴 희망연령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62.3세), 30대(62.8세), 40대(63.8세)는 모두 60대 초반에 은퇴하길 원했지만 60대는 69.9세, 70대는 76.0세라고 답했다.
적정 생활비 부족 시 대처 방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응답이 60.4%(3개 복수응답)에 달했다. 54.5%는 추가 소득활동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부동산 축소 매각(25.8%), 예적금 해지(21.8%), 주택연금 가입(20.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