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고고학적 탐구
2019년 01월 28일(월) 00:00 가가
[김상훈 변호사]
최근 처와 함께 부모 교육 세미나를 듣고 있다. 아이는 각 성장 단계마다 채우고 필요로 하는 욕구가 있기에, 부모는 자녀가 필요로 하는 욕구를 민첩하게 파악하고 영리하게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제아무리 바르고 옳은 메시지라도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추지 않는 일방적 전달은 비효과적이고 경우에 따라 비교육적이 된다는 점을 배운다.
어쩌면 당시로선 당연했거나 혹은 어른 사이에서라면 당연하고 합리적인 말과 행동이라도, 각 단계 성장기 자녀에겐 거부, 핀잔, 버림받음, 비난으로 받아들여졌겠구나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 역할의 성패는, 사랑의 깊이 못지않게 지식의 크기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 세미나(릭 브라운, 이마고 부부 관계 치료)중에서 성장기 욕구 단계와 불륜의 상관성에 관한 해설에 눈이 갔다.
불륜의 유형과 원인을 각 성장 단계 미충족 욕구와 연결시키는 것인데, 약간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였다. 먼저 아이의 성장 단계와 발달 욕구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①첫째 애착(출생부터 18개월). 아이는 태어난 후 생존을 위해 부모에게 붙어 있으려 하고, 필요할 때마다 그 욕구를 채워주고 따뜻함을 제공하는 부모를 통해 안위감과 안정감을 얻는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위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하면, 아이는 회피하는 자(avoider)가 되거나 매달리는 자(clinger)가 된다. 회피는 거부당하지 않기 위해 접촉을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고, 매달림은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들러붙는 것이다.
②둘째 탐험(만 18∼24개월). 아이는 소근육이 발달하여 기고 걷게 되고, 호기심에 따라 새로운 세계와 환경을 경험한다. 부모는 아이의 방식대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해 줘야 하고, 또 불안해서 겁에 질려 돌아가고 싶어할 때 든든한 보호자가 돼야 한다. 과잉 보호로 전자의 자유를 허락받지 못한 아이는 도망가는 자(distancer)가 되고, 소홀함으로 후자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는 쫓아가는 자(pursuer)가 된다.
③셋째 정체성 단계(만 2∼4세). 안전한 애착이 형성되고 탐험의 자유로움과 보호를 느낀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길 원한다. 아이는 자신을 바라봐주고 거울처럼 반사해주는 부모를 통해 정체성 욕구를 충족시킨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 그대로를 비추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만 비추는 선택적 거울의 역할을 하게 되면 아이는 엄격한 자(rigid)가 된다. 반대로 부모로부터 아무 반사를 받지 못한 소위 굴절을 경험한 아이는 흩어진 자(diffuse)가 된다.
④힘과 능력(만 4∼6세). 부모는 이 시기에 자녀에게 정보와 교육을 통해 어떻게 다양한 과업을 성취하는지 가르쳐 주고 자녀의 능력에 대해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부모가 인정해 주거나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서 탁월함만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자녀의 성취에 아무 관심이 없고 방치한다면 이는 문제 상황이다. 전자는 경쟁자(competitor)로, 후자는 수동적 타협자(passive compromiser)로 성장하게 된다.
요약하면 부모는 자녀에게 애착 단계의 신뢰, 탐험 단계의 자유와 보호, 정체성 단계의 반영, 힘과 능력 단계의 인정과 정보 제공을 해줘야 하는데, 위 각 단계의 발달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아이는 각 단계에 맞춰 회피-매달림, 도망-쫓아감, 엄격-흩어짐, 경쟁-수동적 타협의 경향성을 띤 채 성장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욕구 결핍으로 성장하여 가정을 꾸린 이들이 여러 이유로 불륜에 이를 때, 묘하게도 선택된 불륜 파트너가 유년기 자신과 동질 결핍을 경험했을 가능성과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회피하는 자는 쫓아가는 자에 끌리기 쉽고, 엄격한 자는 흩어지는 자에 매료된다는 식이다.
상간자 이혼 사건을 원고로든 피고로든 진행할 때 주로 듣고 주목하게 되는 대상은 파탄된 가정생활, 의뢰인과 배우자의 관계였지, 불륜 관계와 불륜 파트너에 대해선 이혼 원인 부정 행위 입증 외에는 논외요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불륜은 필연적으로 2인을 전제로 한 관계 맺기인데, 새로운 관계 맺기에 숨어 있는 체결 원리와 유형이 있다니 놀랍다.
불륜은 배우자 및 자녀 등 기존 가족 관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될 것이기에, 불륜의 체결 원리를 안다는 것은 결국 기존 가족 관계의 치유 방향과 원리를 안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세미나 교재 결론 부분에 기재된, 성공적 부부 관계는 부부가 각자 유년기를 완성시키며 서로 치유하는 관계라는 부분이 새겨들을 만하다.
제아무리 바르고 옳은 메시지라도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추지 않는 일방적 전달은 비효과적이고 경우에 따라 비교육적이 된다는 점을 배운다.
특히 이번 세미나(릭 브라운, 이마고 부부 관계 치료)중에서 성장기 욕구 단계와 불륜의 상관성에 관한 해설에 눈이 갔다.
불륜의 유형과 원인을 각 성장 단계 미충족 욕구와 연결시키는 것인데, 약간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였다. 먼저 아이의 성장 단계와 발달 욕구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①첫째 애착(출생부터 18개월). 아이는 태어난 후 생존을 위해 부모에게 붙어 있으려 하고, 필요할 때마다 그 욕구를 채워주고 따뜻함을 제공하는 부모를 통해 안위감과 안정감을 얻는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위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하면, 아이는 회피하는 자(avoider)가 되거나 매달리는 자(clinger)가 된다. 회피는 거부당하지 않기 위해 접촉을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고, 매달림은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들러붙는 것이다.
④힘과 능력(만 4∼6세). 부모는 이 시기에 자녀에게 정보와 교육을 통해 어떻게 다양한 과업을 성취하는지 가르쳐 주고 자녀의 능력에 대해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부모가 인정해 주거나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서 탁월함만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자녀의 성취에 아무 관심이 없고 방치한다면 이는 문제 상황이다. 전자는 경쟁자(competitor)로, 후자는 수동적 타협자(passive compromiser)로 성장하게 된다.
요약하면 부모는 자녀에게 애착 단계의 신뢰, 탐험 단계의 자유와 보호, 정체성 단계의 반영, 힘과 능력 단계의 인정과 정보 제공을 해줘야 하는데, 위 각 단계의 발달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아이는 각 단계에 맞춰 회피-매달림, 도망-쫓아감, 엄격-흩어짐, 경쟁-수동적 타협의 경향성을 띤 채 성장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욕구 결핍으로 성장하여 가정을 꾸린 이들이 여러 이유로 불륜에 이를 때, 묘하게도 선택된 불륜 파트너가 유년기 자신과 동질 결핍을 경험했을 가능성과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회피하는 자는 쫓아가는 자에 끌리기 쉽고, 엄격한 자는 흩어지는 자에 매료된다는 식이다.
상간자 이혼 사건을 원고로든 피고로든 진행할 때 주로 듣고 주목하게 되는 대상은 파탄된 가정생활, 의뢰인과 배우자의 관계였지, 불륜 관계와 불륜 파트너에 대해선 이혼 원인 부정 행위 입증 외에는 논외요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불륜은 필연적으로 2인을 전제로 한 관계 맺기인데, 새로운 관계 맺기에 숨어 있는 체결 원리와 유형이 있다니 놀랍다.
불륜은 배우자 및 자녀 등 기존 가족 관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될 것이기에, 불륜의 체결 원리를 안다는 것은 결국 기존 가족 관계의 치유 방향과 원리를 안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세미나 교재 결론 부분에 기재된, 성공적 부부 관계는 부부가 각자 유년기를 완성시키며 서로 치유하는 관계라는 부분이 새겨들을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