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차를 몰고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달렸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바로 지난해(2018년 여름)였다. 다시 1년이 지나 지난 8월 2일 찾았던 백수해안도로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해무가 깔리지 않은 바다가 운전석 차창 바로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해가 지는 석양 무렵 빨갛게 물든 하늘과 수평선을 보고 달리다 보니 영광군의 설명대로 백수해안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백수해안도로를 품은 마을 = 영광 백수읍 구수·대신마을은 백수해안도로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백수해안도로는 백수읍 석구미마을에서 시작해 구수·대신마을을 지나 길용리까지 연장이 16.8㎞에 이른다.

어촌계장 박복이(60)씨 설명대로, 마을의 자랑 백수해안도로는 기암괴석·광활한 갯벌·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우리나라 서해안의 대표적 드라이브 코스다. 특히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로 조성된 3.5㎞ 길이의 해안 노을길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을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백수해안도로는 2006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 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 대표 관광 명소로 꼽힌다.

마을 인근의 불갑사와 칠산타워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다.

불갑사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스 마라난타 존자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오랜 역사만큼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보물 제 830호 대웅전, 보물 제 1377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보물 제 1470호 불복장전적 등을 비롯해 귀한 문화재가 있다. 칠산타워는 전남에서 가장 높은 111m의 전망대다.

1층에는 여객대합실, 매점, 특산품 판매점, 2층에는 음식점, 회센터가 입점해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 칠산 앞바다와 주변 육지가 한 눈에 들어와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일몰시간에는 칠산 앞바다를 빨갛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가마미 해수욕장은 2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해변을 감싸고 있는 곳이다.

폭 200m가 넘는 1㎞의 고운 백사장이 반달모양으로 휘어져 있어 푸근함을 주는 전남 서해안 대표 해수욕장이다. 수심은 1~2m로 물이 깨끗하고 수온이 높아 해수욕하기에 적합하다. 모래입자가 고와 모래찜질에도 그만이다.

구수·대신마을은 백수해안도로와 인근 불갑사, 칠산타워 등 자랑거리가 한 둘이 아니지만, 마을 자체가 보유한 숙박업소, 식당은 제한적이다.

숙박업소는 ‘해넘이 펜션’, ‘모래미 펜션’ 등이 있고, 식당으로는 ‘장어촌’, ‘모래골’ 등이 있다. 다만 구수·대신마을을 지나는 백수해안도로를 따라 숙박업소와 식당, 찻집 등이 이어져 있다.

◇칠산바다와 너른 갯벌이 주는 풍요로움= 구수·대신마을에는 87가구, 159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연령별로는 19세 이하 13명, 20~39세 14명, 40~59세 53명, 60세 이상 79명이다. 이 가운데 30어가 77명이 어민이다. 마을 특산품으로는 꽃게와 새우, 민어, 백합, 조기 등이 꼽힌다.

어민들은 마을 앞 대신항에서 배를 타고 칠산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다. 늦봄부터 여름까지는 민어와 백합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가을에는 꽃게와 새우가 어가 소득의 원천이다. 일부 어민들은 낚싯배를 운영하면서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취재를 위해 대신항을 찾은 이날도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서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보였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 아래에서도 대신항 주변 갯바위에서는 대어를 낚으려는 강태공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앞 칠산바다에서는 황금조기, 황금민어가 끝도 없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어종도 줄고 잡히는 양도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제 고기를 잡아 위판장에 넘기는 기존 소득 창출방식을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 300’ 공모사업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촌계장 박복이(60)씨는 “마을 계획대로 된다면 대신항 주변 축구장 크기의 너른 공터에는 수년 이내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회센터, 공동 수산물 처리 작업장, 어민 복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이 품고 있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이용해 마을을 보다 살기 좋고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찾아오시는 길

▶ 승용차

서울시청 → 서해안고속도로 → 영광IC → 영광군청 → 법성포 → 영광대교 → 구수·대신마을

▶ 고속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 → 영광종합버스터미널 → 버스터미널 정류장 도보이동 → 영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 농어촌 대신리, 모래미, 오장행 승차 → 대초 정류장 하차 → 구수·대신마을

▶ 열차

서울 용산역 → 광주 송정역 → 영광통 정류장 도보이동 → 영광통 정류장 농어촌 500 버스 승차 → 영광터미널 정류장 하차 → 영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 농어촌 대신리, 모래미, 오장행 승차 → 대초 정류장 하차 → 구수·대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