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올해 처음으로 항구축제에 ‘맛’의 개념을 접목시켜 선보인 ‘목포 9미(味) 대첩’이 관광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향후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될 지 주목된다.

그동안 명칭만 항구축제지 ‘파시’를 제외하고는 항구를 대표하는 이렇다 할 콘셉트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이번 맛의 개념 도입으로 이 같은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름부터 신선한 ‘목포 9미 대첩’은 지난해와 달라진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혀 축제개막 전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9미 대첩은 쇼미더 9미 ‘이것이 목포 탕’, 쇼미더 9미 ‘이것이 목포 무침’, 대동 먹거리 나눔 ‘1897 회덮밥’, 단품요리 맛보기 ‘목포 밥상’ 등 5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지난 4일 푸드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이것이 목포 탕’ 행사장. 무려 16개 가스버너 위에 놓인 냄비에서 새어나오는 냄새가 오감을 자극했다.

이날 내놓은 탕 요리는 민어지리, 아귀탕, 꽃게탕, 흑염소탕, 홍어애국, 메기탕, 장어탕, 약오리탕, 복탕, 민어간국, 서대매운탕, 연포탕, 짱뚱어탕 등 13종에 16개.

서울에서 왔다는 이춘심(65)씨는 “전라도의 맛난 음식을 한꺼번에 맛보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내 평생에 탕을 10가지나 한꺼번에 먹어보는 것도 난생 처음이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이 코너에는 유튜버와 블로거 10여명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들 대부분은 “목포가 맛의 도시인 줄을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종류의 탕 요리가 있는 줄 몰랐다”는 내용의 멘트를 담았다.

또 “맛의 도시 목포를 널리 알리고 항구축제의 품격을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5일 열린 쇼미더 9미 ‘이것이 목포 무침’에서는 낙지초무침, 전어무침, 꽃게 무침, 밴댕이 무침, 준치회무침, 송어회 무침, 바지락 회 무침, 수육 무침, 꼬막초무침 등 9종(16개)을 직접 시식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관광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모두가 수산물을 이용한 무침 요리라는 점에서 감탄사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무대 옆에 위치한 ‘목포 9미 스토리 전시관’에는 목포 9미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와 함께 모형이 전시돼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단품요리 공모를 통해 개발된 레시피(‘낙지 또띠아’와 ‘김 부각 낙지 짠조’)를 미슐랭 세프가 참여해 만들어보고 시식하는 ‘목포 밥상’ 코너도 인기 속에 진행됐다.

축제에 ‘맛’을 도입한 이번 실험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목포 9미 대첩은 ‘항구축제가 담아내야 할 폭을 넓히면서도 목포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