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목원동 옛 신안군청 뒷골목 일대에서 골목길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옥단이 골목길 들썩들썩’ 행사가 펼쳐져 작지만 강한 축제로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췄다. <독자 제공>

목포에는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아날로그 향기 가득한 골목길이 유난히 많다. 서산동과 목원동의 골목길이 대표적이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추억이 온전하게 녹아 있는 공간. 그런 골목길에 대한 향수 하나쯤 누구나가 기념품처럼 간직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감성 회복’ 프로젝트들이 잇따르면서 목포 골목길이 관광 콘텐츠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느리게 걷는 골목은 ‘슬로시티 목포’와도 부합해 목포 골목길만이 가진 소박함과 친숙함이 주는 따뜻함(온기)을 살려낸다면, 외국 유명도시 명소 못지않은 문화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골목길이 춤춘다’가 19일과 20일 서산동 시화골목과 연희네 슈퍼 일원서 진행된다.

이 곳 시화 골목길은 모두 네 갈래의 골목으로 이뤄졌다. 골목골목마다 이름이 부여됐다.

첫째 골목은 바보 마당 작가 갤러리, 둘째 골목은 버스킹 마당, 셋째 골목은 주민 갤러리 마당, 넷째 골목은 체험마당으로 빈대떡·파전·주먹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난장이다.

주민들 스스로 골목길을 그려내고 써내려가는 ‘내가 골목길 주인이다’ 코너에서는 서산동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와 생활상이 영상으로 제작돼 상영되고, 금화동 주민들의 생활상과 과거 이야기가 그림으로 그려져 골목길 벽에 전시된다.

골목길 문화예술 난장 ‘그리다’ 코너에서는 풍물패, 얼쑤 공연, 버스킹, 힙합 공연, 진도 북놀이, 재즈 앙상블 등 총 23종의 다양한 공연들이 진행된다.

‘골목길을 보고 싶다’ 코너는 어구·선구 등 주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풍물과 함께 주민들의 그림과 생활사진 등이 전시되고, ‘체험, 행하다’코너에서는 골목길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아트마켓, 주민 정(情) 음식체험, 골목길 카페, 바보마당 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거리도 제공된다.

이와 관련 김종식 목포시장은 ‘골목길은 사회적인 작품이며, 전통을 지켜온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빅토르 위고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유달산 자락 골목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민들의 화합을 도모함은 물론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목포 원도심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목원동 옛 신안군청 뒷골목 일대에서 골목길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옥단이 골목길 들썩들썩’ 행사가 펼쳐져, 작지만 강한 축제로써 성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목포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4월 주민들이 직접 발족시킨 단체 ‘골목길 사람들, 북교골’이 주도한 이번 축제는 장구와 북 ·가야금, 북교초등학생들의 밸리 댄스와 바이올린, 세계적인 부토 명인 서승아 춤, 자전거 줄타기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전시 프로그램인 ‘훨훨 나는 옥단이 문화예술 한바퀴’에서는 골목길 사람들의 추억 이야기 아카이브, 달성동 할머니들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그림전, 옛날 목원동 사진전, 80세 이상의 할머니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시 벽화, 차범석 생가에서 조각전, 목원동 일대 풍경과 삶의 이야기 수묵화전 등의 볼거리들이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짚 공예체험·염색체험도 인기 속에 진행됐다.

또 골목길 사람들이 대문을 하루 동안 개방해 집 주인이 음식을 나누는 ‘골목길 사람들의 품앗이 이야기’는 호응도가 높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골목길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이 기대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감동과 추억을 선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향후 축제의 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