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 전야제는 어디로 갔을까?
2020년 05월 19일(화) 00:00

홍인화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연구실장·국제학박사

어언 40년이다. 그 세월 속에 광주 5월 정신은 더욱 빛났다. 그리고 광주는 40주년 5·18 전야제를 야심차게 준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쉽게도 전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40주년 전야제가 우리에게 그리고 세계를 향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

취소된 전야제의 주제는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 피어라 대동세상’이었다.

광주 5월 40년의 역사를 가진 광주를 느끼고, 오월을 체험하며 40년 역사의 문을 열고자 했다. 오월엄마가 사월 엄마를 만나고, 오월을 밝힌 1987년 그날의 민족 민주 열사를 만나다로 조명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다. 광주의 힘 오월의 그날, 시민과 함께 부르는 오월의 노래, 결사항전의 노래, 오월정신을 계승하는 오늘의 투쟁들, 전국에서 집결한 민중가요 노래패, 네트워크로 연결한 민중가요, 홍콩에서 성난 군중들의 노래 소리, 칠레의 민중가요 등을 준비했었다.

그 모든 것들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이 취소된 전야제에 묻어졌다. 5·18전야제는 5·18의 전초 행사가 아니라 5·18로 지칭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역사적 장면을 여는 기념식에 다름 아니다.

희망과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어야 할 전야제가 내년으로 넘겨졌다. 그동안 전야제에서 광주정신을 아우르는 근현대사와 5·18의 진실을 밝히고 역사 왜곡을 근절하기를 촉구하는 ‘대동 한마당’으로 세월호 유가족들도 추모했다.

5·18전야제는 198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면서다. 34주년 전야제(2014년)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해 민주 대성회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동안 전야제가 취소된 것은 한번도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5·18 광장과 금남로로 쏟아져 나왔다.

마스크를 쓴 채 매년 그랬던 것처럼 거리로 나왔다. 그날을 기억하려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의 5월 정신은 이미 제3세계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

아시아권에도 상당히 알려졌다. 홍콩과 캄보디아의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5·18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세계적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 노래 중에 5·18이 언급된 것을 듣고 이를 공부하고 직접 광주를 찾는 해외 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5·18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두 가지 장애물이 있는데 하나는 완전한 진상규명이며, 다른 하나는 5·18정신의 전국화·세계화다. 이를 제대로 극복해야 40년이 지나도록 미완성인 5·18을 온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코로나 방역에서 보여준 저력은 매우 컸다. 전 세계가 감탄했고 세계가 따라 배우고 있다. ‘K-방역’도 따지고 보면 광주 오월의 대동정신과 맥락을 같이 한다.

다시 말해 개방성과 민주성에 힘입은 거다. 민주주의에 단련된 국민들의 주체적 참여가 코로나 방역에서 우수성을 받휘한 거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품위를 잃지 않는 질서정연함에 세계는 놀랐다.

5·18정신에서 비롯된 민주적 질서에 기인한 바가 아닐까. 올해로 40주년이 되는 5·18은 3·1운동에서 시작해서 광주학생독립운동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져온 정신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개막식에서 “과거의 5·18에서 미래의 5·18로, 광주의 5·18에서 세계의 5·18로, 울분과 분노의 5·18에서 화합과 통합의 5·18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공감한다. 광주 오월정신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40년이 흘렀다. 그만큼 광주 정신은 영글었다. 이제 내일을 향해 뻗어가 진실로 민주, 인권, 평화로 열매 맺어야 할 때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5월의 참된 정신을 안으로 정비하고 밖으로 더욱 펼쳐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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