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목싸목 남도 한 바퀴-곡성] 자연이 주는 설레임
2020년 09월 15일(화) 00:00

곡성군은 ‘발상의 전환’으로 옛 곡성역과 폐선된 철로를 지역 대표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섬진강 기차마을’입구에 세워져 있는 ‘러브 트레인’ 조형물.

1933년 개통한 옛 곡성역과 폐선부지를 활용한 ‘발상의 전환’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곡성으로 이끌었다. ‘압록 상상스쿨’과 아트 빌리지 ‘시그나기’와 같은 새로운 공간도 창출되고 있다. ‘자연속의 가족마을’을 지향하는 곡성의 새로운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뷰포인트에 자리한 함허정(涵虛亭 전남 유형문화재 제160호)
# 섬진강 자연 만끽하는 함허정과 침실습지=섬.진.강. 강을 마중 나간다. 전북 진안 데미샘에서 발원한 강은 굽이굽이 임실~남원~순창을 두루 거쳐 곡성에 이르러 숨을 고른다. 옥과읍에서 입면을 지나 지방도 840호선을 타고 가다 강으로 돌출된 나지막한 산(강정등)자락에 단아한 정자와 마주한다.

함허정(涵虛亭·전남도 유형문화재 제160호)이다. 정자가 건립된 때는 1543년(조선 중종 38년). 광양과 곡성, 남평, 순창 등 4개 고을에서 훈도(訓導·조선시대에 지방 향교에서 교육을 맡아보던 직책)를 지낸 제호정(霽湖亭) 심광형(1510~1550) 선생이 낙향해 지은 정자다. 옥과 현감이 부임하면 이곳에서 봄철에 ‘향음례’(鄕飮禮·온 고을의 선비들이 모여 술을 마시던 행사)를 베풀었다고 한다.

강 중심에는 나무가 울창한 모래섬이 자리하고 있다. 제월습지, 또는 제월섬이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곳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자연과 교감하는 숲체험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곡성천과 오곡천, 고달천이 섬진강과 만나는 합류부에 형성된 침실습지는 수변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있다. 2016년 11월에 22번째 국가습지로 지정됐다. 길이로는 5㎞, 총면적으로는 2037㎢ 규모이다. 국내 하천습지 가운데 가장 많은 한국 고유어종 17종을 비롯해 665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특히 침실습지의 새벽 물안개와 저녁노을은 황홀한 장관을 연출한다. 물안개는 일교차가 심한 4~5월과 9~11월 일출 전에 주로 발생한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은 침실습지를 ‘섬진강의 무릉도원’이라고 부른다.

침실습지 주차장에 차를 두고 ‘침실습지 생태탐방로’ 일부를 걸어본다. 나무다리를 지나 강변에 내려서 일명 ‘퐁퐁다리’(고달 잠수교)를 건너 강을 가로지른다. 제방을 따라 걸으며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1코스(6㎞·1시간 50분)와 2코스(4㎞·1시간10분)가 개설돼 있다.

함허정과 침실습지에서 문득 깨닫는다. 강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체의 삶터임을….



# 옛 기차역과 철로를 관광자원화=곡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첫손에 꼽는 여행지는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일제강점기 건축양식을 한 옛 곡성역사(근대등록문화재 제122호)에 들어서면 마치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승강장에 서있는 증기기관차가 금방이라도 우렁찬 기적(汽笛)을 울리고 연기를 내뿜으며 ‘칙칙폭폭’ 출발할 것만 같다.

옛 곡성역은 기차테마공원인 ‘섬진강 기차마을’로 변신했다. 드림랜드와 치치뿌뿌 놀이터, 동물농장, 요술랜드, 4D 상영관 등 시설이 들어서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의 압권은 장미공원이다. 4만㎡ 부지에 프랑스와 독일 등 전 세계 1004종의 다양한 품종의 장미가 식재돼 있다. 개화철인 5~6월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10회를 맞은 ‘세계 장미축제’(5월 22~6월 7일)를 취소한 바 있다.

‘미카3-129’라는 모델명을 붙인 증기 기관차는 3량의 객차를 달고 달린다. 기차마을에서 매일 4차례(오전 10시 30분, 낮 12시 30분, 오후 2시 30분, 4시 30분)에 운행한다. 가정역까지는 30분이 소요된다. 침곡역에서 출발하는 레일바이크는 5.1㎞ 거리를 순수한 인력만으로 굴려야 한다.

증기기관차와 레일 바이크 종점인 가정역 맞은편에는 곡성 청소년야영장을 비롯해 섬진강 천문대 등이 자리하고 있다. 125m 길이의 출렁다리(보도용 현수교)를 이용해 강건너로 갈 수 있다. 이곳 섬진강을 중심으로 짚라인(곡성군 오곡면 섬진강로 1492)과 래프팅, 자전거 하이킹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 도깨비마을’ 도깨비 조각상
# 토란빵 맛보고 ‘여행자 책방’에서 커피=모차르트 제과점(곡성읍 중앙로 93-1)에서 토란과 감자, 고구마 등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우리밀로 만든 특별한 빵을 맛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아니라 1999년부터 빵을 굽고 있는 곡성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빵집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지향한다.

여행자카페 ‘1933 오후’(곡성읍 읍내 18길 6)는 핸드드립 커피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구입하면서 곡성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내린다. ‘1933’은 곡성역이 문을 연 해, ‘오후’는 부드럽고 따뜻한 휴식의 시간을 나타낸다. 한쪽 벽은 책들과 소품, CD들로 꾸며져 있고, 맞은편 벽은 곡성여행 테마지도를 분필로 솜씨 있게 그려 놓았다. 이곳은 협동조합 ‘섬진강 두꺼비’에서 운영한다. 지역기반의 콘텐츠를 기획·개발해 이를 활용한 농촌가치를 알리고자 모인 협동조합이자 주민여행사이다.

곡성읍권이 변화하고 있다. 곡성군이 읍내를 관통하는 중앙로에 ‘6070 낭만곡성 영화로 청춘어람’ 사업을 추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침체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레트로 영화감성’을 가진 거리 경관을 조성하고 도자기와 목공예, 클레이, 지역특산물 가공 등 10개소의 공방을 만들 계획이다. 올 연말께 사업이 완료되면 여행자들이 읍내권을 도보로 이동하며 곡성읍의 숨겨진 매력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아트 빌리지 ‘시그나기’(Sighnaghi)와 ‘압록 상상스쿨’ 등 테마공간이 곡성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물은 이미 완공됐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잠정적으로 개장을 연기한 상태이다.

증기 기관차와 레일 바이크 종착지인 가정역 인근 산자락에 조성된 ‘시그나기’는 학고재에서 운영하는 미디어아트 갤러리를 비롯해 유리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시그나기’, 열차 객실을 활용한 펜션(캡슐 호텔), 와이너리 체험장, 야외 전시장, 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압록 상상스쿨’
옛 압록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선 ‘압록 상상스쿨’은 곡성의 대표 관광지였던 압록 유원지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곡성 섬진강변 관광명소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즐기고 노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어린이들은 꿈과 상상력을 키우고, 어른들은 힐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곡성의 이모저모를 하루에 다 둘러보기란 어렵다. ‘심청 한옥마을’과 ‘섬진강 도깨비마을’을 비롯해 ‘곡성 기차당 뚝방마켓’, ‘대황강 트레킹 코스’ 등 체험거리와 볼거리가 다채롭다. 차가 없다면 스테이형 민박인 ‘곡성 스테이’에 머물며 ‘곡성 관광택시’(이용요금 기본 3시간 6만원)를 이용해 여유롭게, ‘싸목싸목’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짜서 곡성의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살펴보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강과 기차, 자연과 문명을 대표하는 이질적인 두 요소가 곡성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곡성의 매력 또한 섬진강처럼 유장(悠長)하다.

/글=송기동 기자 song@·김계중 기자 kjkim@kwangju.co.kr

/사진=곡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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