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광주 군공항 이전…국방부 ‘기부대양여’ 방식 개선 없인 반발 계속된다
2020년 09월 15일(화) 21:00
고흥만 간척지 후보지 부상
무안·해남 이어 고흥도 강력 반대
‘기부대양여’ 광주·전남 모두 실패
국책사업 우선 배정 등 혜택 늘려
이전 대상지역 수용 여건 조성부터

15일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활주로에서 제1전투비행단 소속 전투기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고흥이 갑자기 부상하면서 군공항 이전 이슈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방부는 최종 예비 이전 후보지에 포함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송귀근 고흥군수 및 군민 상당수가 이에 대한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고흥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 자체가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무안, 해남 등에서 이미 ‘퇴짜’를 맞은 국방부 ‘기부대양여’ 방식이 근본적으로 혁신되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고흥만 간척지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부상…고흥군, “고흥 미래 담을 곳” 반발=국방부가 새로운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곳은 간척지가 펼쳐진 ‘고흥만’ 일대로 알려졌다. 이곳은 항공센터와 경비행장이 있고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이 조성 중이다. 국방부는 공군과 협의해 장애요소를 면밀히 검토한 뒤 고흥을 이전 후보군에 추가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국방부는 주민 반발을 고려해 “고흥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최종 예비 이전 후보지에 포함된 것도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고흥군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송귀근 고흥군수는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는 지역은 스마트팜, 리조트 등 고흥의 미래를 담을 공간”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반대하는 군공항을 고흥이 왜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 의견 수렴도, 최소한 군을 대표하는 단체장에게도 한 마디 사전 논의도 없이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맞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막혀 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는 고흥에서도 무안이나 해남과 같은 반발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가 이전 지역이 군공항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여건을 먼저 조성하고, 지역을 설득해 지역 간 군공항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가 그동안 다방면으로 시·군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재의 안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이전 지역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제시하면 시·군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을텐데 같은 안으로 계속 밀어붙이니 진전이 없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기부대양여 방식 근본적인 개선 시급, 군공항 부지 난개발에 이전지역도 만족 못해=전남도는 현재 ‘기부대양여’ 방식을 규정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군공항 부지를 개발한 이익 중 일부를 이전 대상 지역을 위해 투입하는 방식은 난개발을 전제로 한 후진적인 제도인데다, 이전 대상 지역 및 지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이전 대상 주민 보상비 ‘4500억원+알파’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광주시는 현재 군공항 부지 820만㎡에 아파트 4만1000호를 지어 5조76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조7600억원 가운데 신 군공항 조성에 4조1000억원을 쓰고, 종전 부지(군공항 이전 후 공유지) 정비에 8300억원, 금융비용 3800억원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은 돈은 4500억원에 불과하며, 이를 이전 대상 지역에 풀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10만5000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조성해 군공항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겠다는 의미다. 광주 역시 아파트 과다 공급, 난개발, 구도심 쇠락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기부대양여’ 방식은 광주와 전남, 양측에게 ‘실패’를 안길 가능성이 높다.

광주시도 이전 지역에 혜택을 늘리는 내용의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에 나서줄 것을 지역정치권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입장은 좀처럼 변화가 없다는 점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따라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을 통해 종전 부지 정비 비용(8300억원)을 국방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전 대상지에 대해 공공기관 2차 이전 및 국책사업 우선 배정 등 정부 정책을 집중시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국방부의 태도 변화가 광주 군공항 문제를 푸는 열쇠”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전대상지 주민들이 군공항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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