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90·사진)씨가 ‘5월’ 광주 법정에 서지 않을 전망이다. 항소심 첫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2주 뒤 잡힌 공판에도 불출석할 것이라는 입장이 전해지면서다.

5월단체와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본인이 항소해놓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스스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면서 재판 진행조차 늦추고 있는 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재근)는 10일 오후 2시 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기로 했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오는 24일 열기로 했다. 이날 예정됐던 재판은 전씨의 불출석으로 5분 만에 마무리됐다. 현행 형사소송법(365조)은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이날 “형사소송법 규정 등을 통해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인정신문을 진행하는 공판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다음 재판에도 전씨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고려하면 재판부가 한 차례 더 재판을 열고, 전씨가 또다시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闕席)재판(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는 재판)으로 진행할 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월 단체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해서라도 출석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