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약을 복용하는 데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약효를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을 알고, 나를 알면 무병장수’라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건강을 지키는 똑똑한 복약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알약보다 가루약이 더 약효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약의 형태와 효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가루약은 캡슐이나 정제와 달리 몸속에서 녹아 약 성분이 용출되는 과정 없이 노출되어 있어 체내 흡수가 빠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약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는 있지만 효능은 동일하다. 캡슐이나 정제에 들어 있는 부형제나 제조 기법에 따라 위에서 녹지 않고 장까지 가는 것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캡슐을 개봉해서 내용물만 복용하거나 정제를 분쇄하여 가루약으로 만들어 먹으면 위장 장애가 생기거나 부작용이 증가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약은 꼭 식후 30분 이내에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에 따라 식전에 먹거나,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해도 되는 약이 있다. 또는 식사할 때 같이 복용해야 흡수가 더 잘 되는 약도 있다. 일반적으로 진통제 등은 공복에 복용하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식후 30분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약물의 흡수율이 공복 상태일 때 증가하는 제산제나 장용정 등은 식후 2~3시간이 지난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은 가능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을 먹을 때 물이 없다는 이유로 음료수, 우유, 커피 등 다른 음료와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음료수 대부분은 약 성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며, 일부 약과 특정 음료를 함께 섭취할 경우 심장 박동 이상, 근육통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감기약에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카페인이 있는 커피와 함께 복용하면 가슴 두근거림, 현기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영양제를 먹고 있는 사람이 다른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는 영양제라는 이유로 함께 먹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약은 함께 먹어도 문제가 없는 반면, 어떤 약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나 약사와의 상담이 필수 조건이다. 예를 들어 유산균과 항생제는 함께 복용하면 체내 유익균인 유산균도 사멸할 수 있어 항생제 복용 후 4~5시간 뒤에 유산균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영양제의 일부 성분은 특정 음식을 함께 먹었을 때 약효를 떨어트릴 수 있으므로 자세한 것은 전문의의 조언이 필요하다.

감기나 몸살 같은 경우 다른 사람이 먹다 남긴 약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삼가야 할 행동이다. 약물 오남용 주요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예전에 처방받았던 약을 다시 복용하거나, 다른 사람과 나눠 먹는 것이다. 약은 환자의 증상과 질환의 원인을 보고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조제되는 것이기에 증상이 같다고 해서 타인이 처방받은 약을 나눠 먹으면 절대 안된다. 타인의 약을 임의로 복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은 물론 유통기한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약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약은 유효기간이 지나면 안전성과 효능을 보증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개봉 후에는 사용 기간이 달라지므로 유효기간이 남았더라도 약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변질될 수 있다. 색깔이 변했거나 녹는 등 형태가 변한 경우, 습기가 너무 많은 곳이나 30도 이상 고온에 방치된 경우 등에는 미련 없이 약을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