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인디밴드 ‘SOOF’ “우리만의 색깔로 빛나는 음악 전합니다”
2021년 06월 08일(화) 02:00
문화 바이러스 퍼뜨리는 예술단체
재즈 기반 팝·힙합·라틴 결합으로 폭넓은 창작과 연주
젊은 감성·우정의 화음…다양한 공연과 앨범 작업 병행

완전체가 된 ‘SOOF’ 멤버 정관영, 최수빈, 이다훈, 김선별, 김한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따스한 바람결에 불어오는 너의 향기가 너무 좋아 음 봄에 꽃이 피듯이 너의 얼굴에 핀 그런 미소가 좋아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꿈꿨던 상상속 나를 바로 보는 너 내게 이런 꿈같은 순간 올 줄은 몰랐어 너와 함께 있는 나…’

경쾌한 리듬의 연주에 맞춰 보컬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더해지니 노래 제목처럼 ‘꽃이 피는’ 듯 설렌다.

재즈 밴드 ‘SOOF’가 지난 4월 발매한 두 번째 싱글앨범 ‘Bloom’이다. 보컬 최수빈이 직접 작사·작곡하고 멤버들이 편곡한 ‘Bloom’은 몰래 짝사랑을 하다가 상대방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느끼고 이제는 용기내어 고백하려 한다는 봄날처럼 설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곡이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싱글앨범 ‘AM 5:19’ 이후 4년만에 새로운 곡을 발표한 ‘SOOF’는 올 한해 곡 작업에 조금 더 신경을 쏟아서 SOOF 만의 음악을 담은 정규앨범을 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광산구 장덕동 근대 한옥 마당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SOOF'
◇우리의 우정을 걸고 ‘SOOF’

‘SOOF’는 ‘우리의 우정을 걸고(Swear On Our Friendship)’ 영문 문장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지난 2014년 팀을 결성한 후 재즈를 기반으로 팝, 힙합,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결합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정관영(28), 드러머 이다훈(28), 기타리스트 김한빈(29)씨 등 당시 대학생이던 멤버들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한층 성숙하고 무르익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변화가 있다면 팀 리더였던 정관영이 2019년 군(軍)에 입대하면서 이다훈이 리더가 됐고, 밴드는 비영리단체 등록도 마쳤다.

멤버에도 변화가 있었다. 보컬은 2019년 합류한 최수빈(28)씨가, 베이시스트는 2020년 합류한 김선별(30)씨가 맡고 있다. 멤버 모두 같은 대학에서 음악공부를 하면서 만났기 때문에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이 비슷하고 팀원들간의 단합도 좋다.

“팀명처럼 우정을 걸고 음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만들어졌다가 쉽게 사라지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지난 2019년 비영리단체 등록도 했구요. 결성은 쉽지만 해체를 하려고 해도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지요. 책임감도 생기고, 문화예술계나 단체의 공연 지원사업 등 지원할 수 있는 길도 넓어졌어요.”(정관영)

군 복무를 마치고 4월 제대한 정관영의 합류로 ‘SOOF’는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리더 이다훈은 올 한해 공연보다는 앨범 쪽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이제 겨우 완전체가 됐습니다. 지난해까지 객원 멤버들과 공연을 이어왔다면, 이제는 저희 음악을 만들어놓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각자 자작곡도 있고 어느 정도 만들어놓은 곡들도 있으니 올해는 곡의 완성도를 높여 정규 1집을 발매하고 싶습니다.”

‘SOOF’ 이름으로 현재 세상에 공개된 곡은 지난 4월 발매한 ‘Bloom’ 외에 2017년 싱글앨범 ‘AM 5:19’에 수록된 ‘White Noise’까지 2곡이다. 노래는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느끼는 공허함과 적막함을 유일하게 들리는 TV속 White Noise(백색 잡음)로 표현한 곡이다.

재즈 인디밴드 'SOOF'는 팝과 힙합, 국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 넓은 연주와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음악이 좋아 음악에 올인

“저희는 계속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음악은 ‘재즈 힙합(Jazz Hip Hop)’이에요. 20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듣는 음악들을 좋아해요. 재즈를 기반으로 펑크(Funk), 리듬 앤 블루스(R&B), 힙합(Hip hop) 등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작곡이나 편곡은 기본으로 다루지요.”(이다훈)

‘SOOF’가 추구하는 음악은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마음이 맞아 팀을 만들었고 젊은이다운 열정과 패기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음악을 발라드나 댄스곡처럼 확실하게 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디 음악’을 한다고 표현하긴 해요. 보통 인디밴드라고 하면 통기타를 치면서 자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는데요. 저희는 통기타는 아니지만 직접 곡을 만들고 장르의 제한없이 우리만의 색깔을 표현하기 때문에 ‘재즈 인디밴드’라고 소개하고 싶어요.”(김한빈)

멤버들은 음악의 어떤 매력에 빠져서 지금까지 온 걸까.

“드럼을 배우러 다니시는 어머니의 권유에 음악을 접하게 됐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이미 밴드 음악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시작부터 기타였고, 지금도 기타에요. 오래 하다보니 이제는 놓을 수 없는 끈이 된 거죠. 팀 멤버로 활동하면서 방황했던 적은 한번 있었어요. 막연하게 음악만 해오다가 문득 ‘내가 20년 뒤에도 기타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졌어요, 말 그대로 현실에 부딪쳤던 거죠. 그렇게 팀에서 잠시 나왔지만 공연하고 연주하는게 너무 재밌다는 걸 깨달았고 ‘다른 일을 해서 과연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도달하면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김)

“교회 피아노 반주를 하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다니던 교회에 밴드가 있었는데 베이스 등 여러 악기들을 경험해볼 수 있었지요. 그러다가 드럼을 처음 만져보면서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본래 내향적인 성격이라 나서는 것도 싫어하고 조용히 뒤에 있는 걸 좋아했는데 드럼을 연주할 때만큼은 달라진 나를 발견한 겁니다. 주위에서 ‘잘한다’ ‘멋있다’고 칭찬해주는 게 좋았고,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바뀐 것 같아요. 고 1때 취미로 배우다가 2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를 했지요. 대학 들어가서 재즈라는 걸 배우게 됐는데 그때부터 재즈에 푹 빠졌습니다. 지금도 재즈를 가장 좋아하고 여전히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이)

'SOOF' 첫 앨범 'WHITE NOISE'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시는 어머니 덕에 이미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친형도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할 만큼 음악 가족이었지요. 고1 무렵 어느 프로젝트 팀에서 건반으로 걸그룹 ‘소녀시대’의 ‘Oh!’를 펑크 스타일로 연주하는 걸 듣고 충격에 빠졌어요. 피아노는 클래식만 있는 줄 알고 자라왔으니까요. 그렇게 재즈 피아노에 흥미를 갖게 됐고 실용음악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재즈는 즉흥적인 음악이라 좋아요. 같은 곡이라도 어떤 연주자와 함께 공연하느냐에 따라 음악이 달라진다는 건 굉장한 매력이었어요. 뜻이 맞는 음악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정)

젊은이들로 구성된 밴드지만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편이다.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이나 청년축제, 양림동 음악축제 등의 무대에도 많이 올라봤고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전남의 웬만한 축제는 다녀봤을 정도로 바쁘게 활동했다. 1년에 한번은 팀 이름을 내건 정기연주회도 꾸준히 해왔다.

2집 싱글앨범 'Bloom'
지난해는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 음반 제작지원 사업인 음악창작소의 ‘뮤지션 인큐베이팅’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뮤지션 인큐베이팅’은 지역내 신인 뮤지션을 발굴하고 단계별로 국내 전문 프로듀서들의 멘토링 지원, 공동 음원제작 등을 통해 뮤지션들의 전문성 및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대회에서 당당하게 대상을 차지한 ‘SOOF’는 4주 동안 전문 프로듀서들의 1:1 멘토링을 받으면서 곡을 완성했다. 대상을 받은 곡 ‘Fade’도 조만간 음원 스트리밍에 등장할 예정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산다는 건 행복한 겁니다. 코로나로 무대가 많이 줄어든 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죠. 올해는 앨범 발매에 힘을 싣고 또 온라인으로 대중들을 찾아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저희가 항상 무대에 오르면서 하는 멘트가 있어요. ‘열심히 하는 SOOF가 되겠습니다!’ 식상할 수도 있지만 저희의 진심이 담긴 말이에요. 관객들에게 하는 약속이면서 또 저희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하지요. ‘열심히’에 멤버들 모두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서 SOOF를 항상 응원해주세요.”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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