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성 피부염은 피지선의 활동이 증가된 피부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습진성 피부 질환으로, 주로 인설(鱗屑)을 동반한 홍반 증상과 약간의 가려움을 특징으로 한다. 신생아와 40~70세 남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다른 습진들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이다. 단순히 피지 분비량이 많다고 지루성 피부염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피지 분비와 관련한 피부의 면역 과민 반응으로 나타나는 염증 반응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피부 상재균인 말라쎄지아(Malassezia) 효모균이 지루성 피부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음의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두피 지루성 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먼저 정수리 부위와 뒷머리의 두피에 홍조가 나타난다. 가려움이 느껴지고, 머리를 감아도 각질과 기름지고 노란색의 젖은 비듬이 쉽게 발생한다. 두피에 붉은 뾰루지나 화농성 염증이 자주 생기며, 머리카락이 부쩍 줄어들고 가늘어진 것을 느낀다. 머리를 감아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머리카락이 쉽게 기름지고, 경미한 머리 빠짐 등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지루성 피부염은 피지 분비와 관련이 있고 인체의 상부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열 대사 장애를 해결하여 수승화강(水昇火降)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를 강화하는 편이다. 의서에도 지루성 피부염과 유사한 질환에 대한 치료법이 잘 기술되어 있다. ‘외과증치전서’와 ‘외과심법요결’ 에 따르면 면유풍(面游風)이라 하여 얼굴이 가렵고 건조하고 수시로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에 소풍산(消風散), 황련소독음(黃連消毒飮),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양혈윤부음(養血潤膚飮) 등을 내복한다고 나와 있다. 한약 처방은 환자의 변증에 따라 청열화습(淸熱化濕)과 거풍(祛風), 그리고 자음양혈(滋陰凉血)류의 처방들이 사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피나 얼굴에 뭉친 열을 풀어 전신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돕고 면역력 안정에도 힘쓴다. 또한 약침 치료, 침, 부항 뜸 치료를 통해 경항부 순환을 돕고, 스트레스 관리도 함께 진행하여 기혈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외치법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 제창문(諸瘡門)에서는 머리와 얼굴에 헌데가 생긴 데는 밀타승, 유황 등을 가루 내어 기름에 대서 바른다고 나와 있고 어린이의 나두창과 몸에 난 여러 가지 헌데는 황련, 사상자, 오배자 등을 가루 내어 형개로 달인 물로 씻어 바른다고 했다. 문헌에서 쓰인 외용제는 현대 약리학적으로 소염·항균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약 치료와 함께 한방 외용제와 항진균제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지루성 두피염이 있는 사람은 두피의 노폐물과 지방, 세균 등을 제거하는 등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 샴푸는 하루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고 머리를 감을 때 두피를 골고루 마사지하고 세정제가 남지 않도록 깨끗이 헹궈야 한다. 또 머리를 손톱으로 긁거나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고, 헤어 용품이나 염색, 파마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샴푸 후 모발을 건조할 때에는 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이용해 빠르게 말리는 것이 좋다.

베개 커버도 자주 교체해 주어야 한다. 베개 커버에는 자는 동안 피지, 땀, 침 등이 스며들고 체온에 의해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피와 모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여, 자외선을 막아 줘야 한다. 이때 모자가 머리에 꽉 낀다면, 두피에서 발생한 열이 배출되지 않아 노폐물 분비를 촉진해 모근을 약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두피의 열을 내리기 위해서 중간중간 환기를 시켜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루성 두피염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비오틴이 함유된 연근, 아스파라거스, 귤, 콩, 미역, 다시마, 김 등이 있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지루성 피부염과 탈모는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것과 함께 저하된 몸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