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다학제통합진료 - 박치영 조선대병원 암센터장
2022년 11월 06일(일) 18:20
전문의·환자·보호자 함께 치료방향 논의 ‘암치료 최적 시스템’
대장암 등 13개 진료팀, 환자·보호자 의견 수용 치료계획 결정
진료부터 검사·치료·수술까지 ‘맞춤형 서비스’…만족도 높아

다학제통합진료팀 전문의들이 암이 여러 부위에 전이된 환자의 치료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1,2차 병원에서 암 의심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은 진료 초기 깊은 절망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진료에서 암 진단을 받으면, 환자는 물론 온 가족이 나서서 해당 암에 대해 연구하고 나아가 우수한 병원이나 의료진 물색에 들어간다. 이어 진료와 치료를 받을 병원·의료진을 결정한 뒤, 진료 예약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환자와 가족들은 또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규모가 큰 대형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일수록 암 최종 진단을 위한 진료 예약부터 쉽지 않다. 여기에 어렵사리 진료를 받아도 CT나 MRI, PET 등 필요한 정밀검사를 받는 데에도 상당한 기일이 소요된다. 이후 수술을 마쳐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등을 위해 또다시 복잡한 절차와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환자와 가족들은 피를 말리는 날들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암이 여러 부위로 전이돼 다양한 분야의 진료와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어려움이 한층 클 수 밖에 없다.



조선대병원은 이같은 지역 암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부터 운영해온 ‘다학제통합진료’가 8년여 만에 지역 최다 건수인 1400례를 돌파하며 국내 암 다학제 진료 최고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암은 조기발견과 빠른 치료가 완치율과 직결되기에 시간은 치료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보통 암이 생겼을 때 진료체계는 내과에서 진단을 하고 외과적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치료방법이 결정되면 환자가 각 진료과마다 직접 방문해 진료를 받는 과정을 거치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대장암은 대장의 가장 안쪽 표면인 점막에서 발생한 암으로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위암과 함께 흔하게 발생하고 빈도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환자가 배변의 변화, 복통, 체중감소, 하혈 등으로 병원을 방문해 ‘암이 의심된다’라는 말을 듣고 난 후, 정확한 검사, 진단, 수술을 받을 때까지 환자는 여러 진료과를 예약일자에 맞춰 방문해야 하는 번거롭고 불편한 과정을 겪게 되며 상황에 따라 1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됐을 경우에는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 특히, 소위 수도권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수개월씩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신속한 수술과 치료가 사망률 낮춰=1명의 환자에 대해 의료진 1명이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담당하는 기존 주치의 위주의 진료방식은 치료시기가 중요한 암환자의 경우 검사, 치료, 수술 등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암환자의 경우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1개월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따라서 최적의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택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학제통합진료의 경우는 초기 진료단계부터 관련 진료과 전문의들과 상담을 통해 치료의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치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

조선대병원 다학제통합진료는 여러 분야별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진단부터 검사, 치료, 수술 등의 일정을 단계별로 계획을 세워 환자 맞춤형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는 다학제통합진료에 참여해 여러 진료과 전문가들로부터 각 치료방법에 대한 장단점과 효과를 듣고 궁금한 점을 묻고 대답을 듣는 등 자신의 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의 의견을 수용해 치료계획을 결정하게 된다.

다학제통합진료를 통해 6명의 전문의가 10분씩 토론하더라도 60분의 진료를 받은 것과 같아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대장암·위식도암·유방암 등 주요 암 13개 전문 진료팀 운영=현재 조선대병원은 주요 암종을 13개로 분류해 전문 진료팀(대장암팀, 위식도암팀, 유방암팀, 폐암팀, 갑상선암팀, 비뇨기암팀, 두경부암팀, 간담췌암팀, 혈액암팀, 부인암팀, 피부암팀, 근골격계암팀, 중추신경계암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 명의 환자를 위해 담당 진료과를 비롯해 암 치료와 관련된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분야의 진료과 전문의들이 단계별 치료계획을 세우고, 효과적인 치료방향을 협의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다학제통합진료 내용을 보면 대장암(379건)이 가장 많았고 유방암(188건), 위식도암(108건) 순이었다.

박치영 조선대병원 암센터장(종양혈액내과 교수)은 “각 분야별 전문의가 모여 환자에게 필요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는 ‘다학제통합진료’는 암 치료에 최적의 시스템”이라며 “조선대병원은 전문의들의 높은 참여로 다학제통합진료가 1400례가 넘어섰다. 앞으로도 암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결과를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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