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메가시티·행정통합, 정권교체 되자 물건너갔다
2023년 02월 06일(월) 21:20
[지역균형발전·소멸 막기 전략]
새 정부 수도권 위주 정책 회귀…연구·논의에 행·재정 낭비만
지자체들, 지역 연대보다 중앙과 연계로 각자도생 모색
민선 7기 막바지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이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 잇따라 내놓으면서 핫 이슈로 부상한 메가시티, 행정통합 등 초광역 지역발전전략이 2년여 만에 사실상 논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정권이 교체되고 민선 8기 단체장까지 바뀌면서 이들 주제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에 대응한 이들 전략들이 산발적이고, 각 지역의 이기적인 발상에 근거하고 있어 지속성과 파괴력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으로 집중된 인재, 재정, 자본 등 기득권을 각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지역 연대와 이를 통한 진정한 균형발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 과밀, 중앙집권 시스템 등의 혁신 없는 지역 발전 전략은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6일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민선 7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한 후, 2021년 11월 ‘행정통합 등 논의에 관한 연구’에 착수해 최근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1년여 간 시도민·전문가 의견조사, 시도민 의식조사, 워크숍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았지만, 상생협력-경제 통합-시도민 공감대 마련·정부 제도적 지원 전제 행정통합 등 3단계 방안이라는 원론적인 내용을 내놓는데 그쳤다. 민선 7기에서는 광주군공항 이전 등 시·도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가 행정통합을 먼저 제안했지만, 단체장이 바뀐 민선 8기는 행정통합이 아니라 도시연합형 특별지자체를 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전남은 이러한 대도시 중심의 행정통합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었다. 시·도가 2억 원씩 부담해 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으나, 광주와 전남의 속내가 완전히 달라 연구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연구원은 이 용역 이외에 지난 2021년부터 메가시티, 특별지방자치단체, 행정통합, 경제공동체 등의 주제로 5~6건의 과제를 수행해왔다.

광주·전남만이 아니라 부·울·경, 대구·경북 등도 메가시티, 행정통합 등의 전략을 폐기했다. 부·울·경은 ‘초광역 경제동맹’으로 대체하기로 했으며, 대구·경북은 대구·경북연구원을 분리하는 등 통합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사실상 수도권에 편입되고 있는 충청권만이 지난 5일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을 출범시키는 등 정부 지원을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수도권과 버금가게 설치하겠다는 메가시티 전략을 담고 있다.

이처럼 메가시티, 행정통합 등이 수도권으로의 집중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전략으로 부상했지만, 충청권을 제외하고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뒷전으로 밀린 것은 수도권에 대한 명확한 규제 대책 시행, 재정·인사·조직·법률 등에서의 실질적인 지방분권 등과 연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중앙정부, 수도권을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고 산발적·이기적인 목소리를 낸 것도 그 원인으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광역경제권 형성, 행정복합도시 조성, 초광역 협력사업 시행 등 국가균형발전정책은 모두 수도권 입장에서의 시혜적인 제도로, 각 지역이 연대를 통해 혁신적인 균형발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균형발전정책인 세종시 조성으로 인해 수도권이 충청권까지 흡수하는 등 오히려 불균형이 더 심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재일 전남대 명예교수는 “아무리 균형발전정책을 내놔도 지금까지 수도권으로의 집중은 더 심해졌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인구가 곧 지역 경쟁력이기 때문에 여·야가 인구가 집중된 지역에만 관심을 보이고 예산과 사업을 밀어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의 균형발전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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